LG유플, 국내 AI 통화서비스 업계 첫 유료화 선언

입력 2025-02-07 01:53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통화 서비스 ‘익시오’를 올해 하반기부터 유료화한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AI 서비스 유료화 시점을 밝힌 것은 LG유플러스가 처음이다. 영업이익 감소를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비슷한 AI 통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유료화를 추진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LG유플러스는 6일 실적 발표 이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익시오는 현재 가입자가 17만명으로, 연내 100만명 확보가 목표”라며 “하반기 통화 내역 저장 등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해 수익 모델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 유료화를 시작으로 올해 신성장 동력인 AI 신사업 등 고수익 사업 중심의 사업 재편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유료화 대상으로는 익시오의 통화 내용 텍스트 변환과 녹음 저장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 같은 서비스는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의 자체 통화 애플리케이션이나 SK텔레콤 ‘에이닷’을 통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두 서비스 모두 이동통신사와 상관없이 앱을 통해 구동하는 방식이라 익시오의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른 유사 서비스와 차별화한 서비스를 유료화하지 않으면 소비자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아직 유료화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3.5% 감소한 863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4조6252억원으로 1.8%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3529억원으로 44% 줄었다. LG유플러스가 이날 익시오 유료화를 밝힌 것은 영업이익 부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유무선 서비스의 AI 전환(AX) 본격화에 따른 가입 회선 증가가 매출 증대를 이끌었지만, 신규 통합 전산 시스템 구축으로 인한 무형자산 상각 비용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 판결에 따른 4분기 일회성 인건비 반영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AI 서비스 외에 성장이 더딘 사업을 접고 있다. ‘아이돌플러스’ ‘스포키’ 등 일부 플랫폼 서비스의 운영을 중단했고, 기업 간 거래(B2B) 부문에서도 스마트팩토리, 로봇, 화물 중개, 메타버스 등 사업을 정리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올해 AX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과 기존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구조 개편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중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거나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