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스스로 내려놓지 못할 때 고난 통해 깨닫게 하지만 결국 기쁨으로 이끌어”

입력 2025-02-10 03:04
유튜버 유튜브읽어주는남자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지난해 회심하고 교회에 출석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구독자 50만명의 인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돌연 자취를 감췄던 ‘유튜브 읽어주는 남자’(유읽남)가 성탄절인 지난해 12월 25일 ‘신이 아직 죽지 않은 이유’라는 영상을 통해 돌아왔다. 자기계발 콘텐츠로 주목받던 그가 6개월의 잠적을 마치며 들고 온 것은 신앙고백이었다. 그는 영상에서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명제를 종교 철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며 “신은 부활했기에 죽지 않았다”고 말하고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마태복음 7장 13~14절을 전했다. 그의 변화에 많은 팬이 기도로 함께하겠다며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하나님을 다시 만나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는 그를 최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그는 “어린 시절 잠시 교회를 다녔지만 오랜 시간 무신론자로 방황했다”며 “7~8개월 전부터 다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9년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그는 사회적 이슈와 인물 분석을 다루다 자기계발 콘텐츠로 방향을 잡았다. 캐나다 임상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의 “짐을 짊어지고 가라”는 메시지에 영향을 받아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동시에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던 지난해 6월,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쳤다. 여자친구와의 이별, 유튜브 수익 정지, 동료들과의 갈등을 한꺼번에 겪으면서 유튜브에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 “모든 것은 내 책임이며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이 무너졌고 더는 활동을 이어갈 수 없었다. 하루는 절망 속에서 처음으로 엎드려 서너 시간을 목놓아 울며 하나님께 기도했다. “제발 저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라는 고백이 저절로 나왔고, 이 사건이 신앙 여정의 시작이 됐다.

그는 이후 유튜브에서 조정민 목사의 베이직교회 설교를 접하며 신앙에 대한 갈급함을 채워갔다. 이후 폴 워셔, 존 파이퍼, 팀 켈러 등의 저서를 포함 100권 이상의 신앙 서적을 읽고, 석 달 만에 메시지 성경을 완독했다.

그는 신앙은 “매일 죽고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스스로 내려놓지 못할 때 하나님께서 고난을 통해 깨닫게 하시지만 결국 기쁨으로 이끄신다”고 간증했다.

유읽남은 유튜브를 통해 신앙을 기록하고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올린 ‘이유’ 시리즈엔 그의 신앙 여정이 담겼다. 초반엔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언급하진 않고 기독교 철학을 다루다가 네 번째 편부터는 신앙적 색채가 뚜렷해진다.

예전처럼 높은 조회수가 나오지 않고 구독자도 45만으로 줄었지만 그는 “오히려 자유롭다”고 했다. 구독자들이 “나도 교회에 가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진짜 변화도 실감하고 있다.

현재 그의 기도 제목은 ‘성령 충만’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제가 온전한 것이 아니라 성령님의 온전하심을 100% 의존하며 인도받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