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60세 넘어 시작한 새 도전… 모든 게 주님 은혜

입력 2025-02-08 03:01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만 두라 너희가 어찌하여 그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막 14:6)


오랜 시간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 결국 유방암에 걸렸다. 목욕하다 오른쪽 가슴 윗부분이 딱딱하게 굳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급히 병원에서 조직검사 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하룻밤 새 암 환자가 됐다. 생각해 보니 엄청난 스트레스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극도로 예민해 있었고 긴장하며 살았다. 몸의 여러 경고를 무시한 대가였다.

얼굴은 검어지고 푸석푸석한 피부, 항암치료로 빠진 머리카락, 퉁퉁 부은 손과 발. 모든 것이 슬프고 삶의 의욕도 없어지고 있었다. 항암치료는 힘들었다. 고열 발진 부작용과 싸우며 많은 고비를 넘겼다. 항암치료를 마친 후 표적 치료 1년, 절제했던 가슴 복원 수술까지 꼬박 2년의 시간이 흘렀다.

투병 생활을 하며 자신에게 물었다.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혼자 일어나기, 새벽기도 가기, 성경 필사하기, 묵상하기, 가족과 웃으며 이야기하기, 함께 식사하고 산책하기, 스트레스받지 않기, 여행가기, 친구 만나기 등. 이런 사소한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암과 싸우며 슬픔과 연민에 빠질 것인가, 아니면 도전하고 용기를 내 새 삶을 살아갈 것인가.

후자를 택했다. 말씀이 내게 힘이 됐다. 먼저 작은 집짓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일 공사현장에 나가면서 여러 번 응급실에 갈 정도로 힘들었지만, 결국 집을 완성했다.

성경 말씀 녹음을 멈추지 않았다. 항암치료 여파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목소리를 주님께 산제사로 드리며 3년 가까이 녹음했다.

필라테스 운동을 시작했다. 시니어 부문 필라테스 대회에 출전해 대상과 인기상을 받았다. SNS를 통해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나누고 있다. 이를 통해 암 투병 중에 ‘살아있길 잘했어’라는 책을 출간했다.

등산을 시작했다. 이제 봄이 오면 다시 산에 오를 것이다. 산을 오르며 자연을 즐긴다. 집 인근에서 동네 분들과 탁구를 치고, 문화센터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다. 이 모든 것은 60세가 넘은 나이에 시작한 것이다. 이제 가발을 안 써도 긴 머리를 갖게 됐다. 얼굴도 밝아졌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다.

누구나 지우고 싶은 과거가 있다. 영구문신처럼 지워지지도 않는다. 결혼과 자녀 양육, 돈 관리 등 후회스러운 일들이 많다. 하지만 다 삼켜야 한다.

앞으로 할 일은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 믿지 않는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왕성하게 주님을 전하며 살겠다. 옥합을 깬 마리아처럼, “내게 좋은 일을 하였다” 말씀하신 예수님 앞에 좋은 일을 하려 한다.

<약력> △방송인 겸 작가 △tBD건축 디자인그룹 공동대표 △국제대 산업디자인 초빙교수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