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재판부가 5일 공판에서 증인을 3명만 채택하고, 이달 내 재판을 종결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표 측은 전날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불명확하고 포괄적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명확성 원칙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건전한 상식과 법 감정이 있다면 어떤 행위를 처벌하는지 알 것”이라며 신청을 기각해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이 대표 성남시장 재직 당시 성남시 공무원 2명과 한국식품연구원 관계자 1명 등 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만약 양형 증인을 채택해 신문하게 되면 그 증인도 오는 19일에 조사를 마치고 싶다는 게 재판부 입장”이라며 “오는 26일에 결심공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의 주신문과 검찰의 반대신문을 합쳐 증인당 1시간30분씩으로 신문 시간도 제한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2일에 열린다.
이 대표 측은 전날 공직선거법 250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이 조항은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를 두고 여권을 중심으로 이 대표가 재판을 지연하기 위해 꼼수를 쓴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재판 지연’ 지적에 “재판은 전혀 지연 없이 신속하게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에 대해 이 대표 변호인은 “특정 행위 하나를 물었을 때 사실에 부합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것이 법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 원칙에서 명확성 원칙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신분이나 경력 등 사실관계에 대한 거짓말에는 고의성이 명백하지만, 행위에 대한 표현에는 그 고의성이 분명하지 않은데 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취지다.
이에 검찰은 “허위사실 공표죄에서 말하는 행위는 일상생활에서의 모든 행위가 아니라 성품, 능력 등과 관련해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으로 한정된다”며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확인한 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헌재에 제청하면 재판은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중단된다. 다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재판 절차가 중단되지 않는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