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5조 클럽’ 입성… 비은행 실적이 견인

입력 2025-02-06 01:13
서울시내 한 KB국민은행 지점. 뉴시스

KB금융그룹이 지난해 5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금융지주 가운데 첫 ‘5조 클럽’ 입성이다. 예대금리차 기반 이자이익만 13조원에 달했다.

KB금융은 5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조78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4조5948억원)보다 10.5% 증가한 수치다. 국내 금융지주가 연간 순이익이 5조원을 넘어선 것은 KB금융이 처음이다.

순이자이익은 12조8267억원으로 전년보다 5.3%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그룹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2.03%, 1.78%으로 전년보다 0.05% 포인트씩 낮아졌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출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순수수료이익도 3조8496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보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부분 이익 확대가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는 게 KB금융의 설명이다.

비은행 계열사인 KB증권(5857억원) KB손해보험(8395억원) KB국민카드(4027억원) KB라이프(2694억원)도 순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첫 5조원 클럽을 뒷받침했다. 이들 계열사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 50.3%, 17.7%, 14.7%, 15.1% 늘었다.

이에 비해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은 3조2518억원으로 전년보다 0.3% 줄었다. ELS 손실 피해 보상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 처리를 반영한 영향이다.

4분기 실적만 떼어보면 KB금융의 순이익은 6829억원이었다. 전년 동기(2183억원)의 3배 수준이지만,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2분기(1조7324억원)나 3분기(1조6140억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희망·특별퇴직 실시 등 계절적 비용 증가와 해외법인 손상자산 증가 등이 반영됐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결했다. 지난해 말 보통주자본(CET1)비율 13.51% 중 13%를 초과하는 자본 1조7600억원을 활용해 현금 배당과 주주환원에 쓸 계획이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