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잡는다”… 현대차 등 글로벌 충전동맹 ‘아이오나’ 떴다

입력 2025-02-06 01:35
현대자동차그룹이 참여하는 초고속 충전 서비스 연합체 ‘아이오나(IONNA)’가 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본사에서 론칭 행사를 열고 서비스에 돌입했다. 사진은 아이오나 에이펙스 리차저리 전경. 현대차·기아 제공

현대자동차·기아 등 8곳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손잡고 결성한 ‘충전 동맹’이 미국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올해 1000기에서 2030년까지 3만기의 충전기를 설치해 인프라를 확장할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테슬라 ‘수퍼차저’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북미 지역 전기차 초고속 충전 서비스 연합체 ‘아이오나’(IONNA)는 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본사에서 초고속 충전 서비스 론칭 행사를 개최했다. 아이오나는 현대차·기아, 제너럴모터스(GM), BMW, 메르세데스 벤츠, 혼다, 토요타, 스텔란티스 등 완성차 업체 8곳이 참여하는 북미 지역 전기차 초고속 충전 서비스 연합체다.

이날 아이오나 본사 인근에 있는 ‘에이펙스 리차저리’(Apex Rechargery) 등 전기차 충전소 4곳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전기차 충전 기술을 연구하는 ‘고객 경험 연구소’도 문을 열었다. 아이오나는 지난해 2월 공식 출범해 약 1년 동안 100곳 이상의 충전소 부지를 계약했다.

아이오나는 충전 설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거쳤다. 기술 개발에 사용된 차종은 80여개로 4400회 이상의 충전 시험이 이뤄졌다. 여기에서 사용된 전력은 63㎿로 210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하다.

아이오나의 목표는 전기차로 최대 4800㎞ 달하는 미국 로드 트립이 가능하도록 충전 인프라 구축에 있다. 올해까지 1000기를 설치하고 2030년까지 3만기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결제가 필요 없는 무인 상점도 일부 충전소에서 운영한다. 아마존과 협업으로 만든 무인 상점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컴퓨터를 통해 고객이 물건을 들고 나가기만 해도 사전 등록한 결제 수단으로 자동 결제되는 방식을 적용한다. 다양한 서비스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아이오나는 반(反) 테슬라 동맹으로도 해석된다. 테슬라 수퍼차저와 필연적으로 경쟁하게 되면서다. 테슬라 충전소는 북미 충전 시장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2800곳 이상 보급돼 있다. 충전기는 약 3만대에 달한다. 고속 충전기의 57.1%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아이오나의 인기는 완성차 업체들의 협업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협업을 통해 꽂자마자 충전되는 플러그앤차지, 내비게이션 연동 등 편의성을 늘리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빠르게 늘고 있다. 블룸버그는 현재 속도라면 약 8년 후에는 공공 고속 충전소가 주유소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NEF 분석에 따르면 북미의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들은 지난해 총 61억 달러(약 8조4500억원)를 투자했다.

한명오 허경구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