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인 ‘넥스트레이드’가 다음 달 4일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가 깨지고 본격적인 경쟁 체제가 도입되는 것이다. 증권시장 인프라가 다양화하면서 주식 투자자의 거래 편익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제2차 정례회의를 열고 넥스트레이드의 다자간매매체결회사 투자중개업을 본인가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2013년 자본시장 선진화 일환으로 대체거래소 제도를 도입한지 10여년 만이다.
넥스트레이드는 국내 첫 대체거래소다. 2023년 7월 예비인가를 획득한 이후 거래소 운영을 위한 인력과 조직, 거래시스템을 구축한 뒤 지난해 11월 29일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다음 달 4일 영업을 개시한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정규 거래장(오전 9시~오후 3시20분)을 운영한다. 여기에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프리·애프터마켓을 연다. 프리마켓은 오전 8시~8시50분, 애프터마켓은 오후 3시30분~8시까지다. 이에 하루 주식거래 시간은 오전 8시~오후 8시까지 12시간으로 확대된다.
다만 한국거래소의 시·종가 단일가매매 시간인 오전 8시50분~9시, 오후 3시20분~3시30분까지 각 10분 동안은 넥스트레이드의 거래가 중단된다. 금융 당국은 거래소 간 차이를 활용한 시세조종을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넥스트레이드 도입으로 호가 유형도 다양해진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 호가와 4가지 지정가 호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제공 중이다.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 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 호가’가 추가된다. 한국거래소도 넥스트레이드 출범일에 맞춰 새로운 호가를 제공할 계획이라 투자자 입장에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넥스트레이드는 매매체결 수수료도 한국거래소보다 20~40% 낮게 책정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은 시장 간 경쟁이 거래비용 절감이라는 투자자 편익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현재 넥스트레이드에 참여하기로 한 증권사는 32곳이다. 이 중 정규장과 프리·애프터마켓 등 전체 시장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은 15곳 정도다. 13곳은 일단 프리·애프터마켓 거래만 제공하고 오는 9월부터 전체 시장에 참가하기로 했다. 나머지 4곳은 오는 9월부터 전체 시장에 참가할 예정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