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청문회’ 예고된 허탕… 野 “불출석 증인 고발”

입력 2025-02-05 18:57 수정 2025-02-05 19:59
5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진행된 ‘비상계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현장조사의 증인석이 텅 비어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증인들이 모두 불출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회 ‘비상계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5일 시도한 구치소 현장 조사가 허탕으로 끝났다.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수감된 증인들이 예상대로 모두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특위 야당 위원들은 이들을 고발키로 했다.

특위는 이날 김 전 장관이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 윤 대통령 등이 있는 서울구치소, 여 전 사령관이 수용된 수도방위사령부 미결수용소를 차례로 돌며 현장 청문회를 시도했다. 증인들이 지난달 22일 1차 청문회에 이어 전날 2차 청문회에도 불출석하자 직접 구치소를 찾은 것이다. 윤 대통령 등은 그러나 각기 재판 준비나 변호인 접견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당 위원들도 윤 대통령 증인 채택에 반대하며 일정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구치소 청문회가 윤 대통령 ‘망신주기’ 차원에 불과하다며 반발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특위 위원장은 서울구치소 앞에서 “국정조사에 불출석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명백한 진상규명 방해 행위”라며 “최소한의 양심과 책임감도 내팽개친 윤석열과 그 추종 세력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야당 위원 명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여당 위원들은) 윤 대통령 증인 신청을 반대했고, 현장에도 불출석했다. 윤 대통령 내란 조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위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불출석 증인들을 모두 고발키로 했다. 또 오는 13일 종료되는 특위 활동 기간 연장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과 주요 임무 종사자들의 입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국조가 파헤칠 내용이 아직 많다”고 말했다.

여당은 그러나 ‘국조 무용론’을 거듭 제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 관련 재판이 본격 진행되고 있어 특위에서 밝힐 것이 없고 (같은 말만) 재탕 삼탕 하고 있다”며 “국조 특위 연장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야당 위원들은 이날 취재진에게 윤 대통령 수감 생활에 관한 설명도 했다. 윤 대통령은 매일 시간제한 없는 변호인 접견과 함께 일반 면회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하루 한 시간가량 홀로 실외 운동을 하고, 탄핵심판 변론 참석 때는 구치소 밖에서 머리 손질과 화장을 받는다. 한병도 의원은 “윤 대통령은 3.67평 규모의 독거실에 수감돼 있다. 방 안에는 TV와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