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짓고도 분양하지 못해 ‘악성 재고’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10년 만에 2만 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민간부문의 인허가 연간 실적은 1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1480가구로 전월보다 15.2%(2836가구)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 주택이 2만 가구를 넘긴 것은 2014년 7월 이후 10년 5개월 만이다. 악성 미분양 물량은 2023년 8월부터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 ‘악성 미분양’ 규모가 두드러졌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60%가량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나왔다. 이 중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674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경북은 2237가구로 집계됐고, 그 외 전남(2450가구), 부산(1886가구) 등 순이었다. 반면 수도권은 전월보다 10%(409가구) 늘어난 4251가구로 지방(1만7229가구)의 4분의 1에 그쳤다.
‘악성 미분양’을 포함한 전국 미분양 주택도 쌓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분양 주택은 7만173가구로 전월보다 7.7%(5027가구) 늘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7월(7만1822가구)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5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지방 미분양은 각각 1만6997가구, 5만3176가구로 전월보다 17.3%, 5% 늘었다.
주택공급의 선행지표인 지난해 연간 인허가 실적은 공공과 민간에서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주택 인허가는 전년보다 0.1%(500가구) 감소한 42만8244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민간부문 인허가 물량은 29만9197가구로 14.7% 줄었다. 반면 공공부문에서는 같은 기간 65.7% 대폭 뛴 12만9047가구로 전체 주택공급을 떠받쳤다. 착공(30만5331가구), 분양(23만1048가구)은 각각 26.1%, 20.1% 늘었다.
서울 월간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12월 6444건으로 5개월째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 중 아파트 매매거래는 3656건으로 전월보다 3.1% 줄며 두 달째 3000건대를 기록했다. 전국의 주택거래량도 전월보다 6.5% 감소한 4만5921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21만7971건으로 전월보다 14% 늘었다. 월세 거래량은 13만1939건으로 전월보다 18.6% 늘었고, 전세 거래량은 같은 기간 8만6032건으로 7.7% 증가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