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픈 이노베이션’ 참여도 5년새 20배 증가

입력 2025-02-06 01:17

대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참여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의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는 대신 혁신에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다른 기업에서 끌어오는 전략이다. 스타트업의 폭발적인 성장력과 대기업의 경험을 결합해 제품·서비스가 가진 리스크와 관련 이익을 나눠 갖는 식이다.

정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업 수요를 발굴·연결하고, 이를 정부가 후속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5일 한국무역협회(무협)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스타트업 발굴 공개 모집에 참여한 대기업은 2018년 18곳에서 2023년 361곳으로 5년 사이 약 20배 증가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에 참여한 스타트업의 수출 증가율은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보다 높았다. 창업 7년 차 스타트업 중 오픈 이노베이션에 참여한 스타트업의 2017~2023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95.2%로, 미참여 스타트업(39.5%)을 크게 웃돌았다.

분리막 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스타트업 라잇루트와 함께 폐분리막을 활용한 고기능성 의류 소재 ‘텍스닉(TEXNIC)’을 개발한 바 있고, 효성화학은 배달음식 다회용기 서비스 스타트업 잇그린과 잠실 야구장에서 다회용기 재생 사업을 진행했다.

협업 만족도는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에서 더 높았다. 무협이 지난해 10~11월 대·중소기업 및 중개 기관 등 총 234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오픈 이노베이션에 관한 만족도는 스타트업이 5점 만점에 4.51점으로 ‘매우 만족’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중개 기관은 3.58점으로 ‘보통~만족’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참여한 대기업들은 단기간 내 성과 도출은 어려우나 장기적 투자 결정에 도움이 됐고, 기술 및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시대에 오픈 이노베이션은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명자 무협 해외마케팅본부장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으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는 제품과 사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며, 결국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