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네 집 옆에 윌리네가 이사 왔다. 윌리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애비와 윌리는 항상 함께 다녔다. 윌리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었다. 애비는 그런 윌리가 마법사 같다고 느꼈다. 눈을 감고도 세상 무엇이든 볼 수 있는 그런 마법사. 눈썹 사이를 잔뜩 찌푸린 채, 집중에서 귀를 기울이고 손으로 만질 때 윌리의 마법이 시작된다. 집안이 정전됐을 때 능숙하게 화장실로 안내하고, 코로는 짭짭할 바닷바람을 보고, 손가락 끝으로는 촉촉한 잔디밭도 볼 수 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날, 애비의 슬픔을 가장 먼저 알아본 사람도 윌리였다.
작가는 “눈이 보이는 사람이라면, 시각 장애인에 대해 생각해 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되짚어 보길 바란다”면서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가진 감수성이 생각보다 훨씬 풍부하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면 좋겠다”고 말한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