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옛 신임 감독 “전북 ‘명가’ 위치로 돌아갈 것”… ACL 출사표

입력 2025-02-06 02:25
2024-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참가 K리그 4개팀 감독과 선수들이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광주FC 이민기, 전북 현대 모터스 박진섭, 울산 HD 김영권, 포항 스틸러스 전민광, 박태하 포항 감독, 김판곤 울산 감독, 거스 포옛 전북 감독, 이정효 광주 감독. 연합뉴스

거스 포옛 전북 현대 신임 감독이 침체기에 빠진 팀 재건에 나선다. 첫 단계로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2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전북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ACL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ACL 엘리트(ACLE)에 참가하는 울산 HD, 포항 스틸러스, 광주 FC와 ACL2에 출전하는 전북 등 4개 팀의 감독과 대표선수들은 한자리에 모여 대회에 임하는 포부를 전했다.

이날 집중 관심을 받은 건 지난해 12월 부임한 전북의 포옛 감독이었다. 포옛 감독은 13일 포트 FC(태국)와 ACL2 16강전을 통해 전북의 사령탑으로서 첫선을 보인 후 곧바로 16일 K리그1 김천 상무와 홈 개막전을 치른다.

전북은 올 시즌 갈 길이 바쁘다. 지난 시즌 구단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내며 ‘전통 명가’ 위상에 제대로 금이 갔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해 리그에서 선수단 연봉 2위(약 204억원)에 오르는 등 큰돈을 투입하고도 최종 10위에 그쳤다. 시즌 막판엔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며 강등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정규리그 레이스에 앞서 ACL2 무대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최근까지의 흐름은 좋다. 전북은 지난해 11월 H조 1위(승점 12·4승1패)로 16강 티켓을 가뿐히 따냈다. 포옛 감독은 “ACL2에서 트로피를 들 수 있다면 환상적인 시즌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신임 감독이 우승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만큼 선수단 내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주장 박진섭은 “감독님께서 정해진 베스트11이 없다고 하셔서 선수들도 ‘제로베이스’부터 경쟁 중”이라며 “팀에 ‘골든 룰’이라는 게 생겼는데 그걸 지키지 않으면 경기장에 나가지 못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15일 개막하는 K리그1에선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포옛 감독은 “전북은 항상 트로피를 목표로 해야 하는 클럽이라는 걸 안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지난 시즌보다 나은 시즌을 보내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 참석한 국내파 감독들은 일제히 포옛 감독을 향해 환영 인사를 전했다. 포옛 감독은 “리그에서 유일한 외국인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한국 축구를 배우려고 왔다. 리그 특성을 빨리 파악할수록 전북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