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길 바라는 ‘인정 욕구’가 있습니다.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죄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긍정적 에너지가 되기도 합니다. 허영(虛榮)도 그렇습니다. 칭찬과 명예에 대한 지나친 욕망과 집착이 바로 허영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어느 때보다도 허영으로 충만한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그런 현상이 오롯이 드러납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스토리나 릴스에 하트 개수가 올라가면 왠지 우쭐해집니다. 온라인 세계에서 남들보다 비교 우위에 있고 싶고 불특정 다수의 이목을 끌어 돋보이고 싶어하는 심리적 허영입니다.
형편에 맞지 않은 외제 차를 장기 할부로 빌리고 과도한 대출을 끌어서라도 어느 정도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살아야 체면이 섭니다. 과시적인 소비 태도로 자신을 한껏 부풀리는 것은 물질적 허영입니다.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정보에 대한 우월감, 또는 고가의 연극이나 전시회, 콘서트 같은 문화적 이벤트를 섭렵하고 이를 통해 심미적 자아를 만족시키며 자신의 부가가치를 상승시키는 일은 지적 또는 문화적 허영입니다. 영적인 허영은 행위적 종교성에서 출발합니다. 성경을 몇 번이나 통독한 ‘나’, 큐티(QT)를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나’ 등이 그런 모습입니다. 행위를 하는 나 자신을 드러낸다면 자신을 우상화하는 영적 허영인 것입니다.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갈 6:8)
허영을 의미하는 단어 ‘vainglory’는 빈 영광, 열매 없는 영광을 뜻합니다. 허영은 거룩과 경건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특히 경계해야 하는 죄입니다. 경건해 보이기 위한 위선적 행동들은 하나님 앞에 드려질 수도 없고 영적 영향력을 미칠 수도 없는 헛된 영광, 즉 허영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 허영의 심각한 죄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요. 먼저 하나님의 영광을 알고 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칭찬을 받거나 높임 받는 것을 즐기다 보면 허영과 교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참된 영광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리 입술에 다음과 같은 말들이 익숙해지도록 하면 어떨까요. “할렐루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자신을 부정하고 하나님을 높이는 것은 허영의 늪으로부터 나를 보호합니다.
두 번째로는 기도의 골방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허영에서 멀어지기 위해서는 하나님 앞에 홀로 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도하는 시간이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고 사람의 이목과 인정과 칭찬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만일 우리가 성령으로 살면 또한 성령으로 행할지니 헛된 영광을 구하여 서로 노엽게 하거나 서로 투기하지 말지니라.”(갈 5:25~26)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살아갈 때 우리는 성령으로 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사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며 이뤄야 할 하나님 나라이자 예수님이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우리에게 주신 영원한 나라입니다. 진정 우리가 돌아갈 ‘본향 집’을 소망하고 하늘에 예비하신 상급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삶. 그 천국 소망을 붙들고 살아가길 바랍니다. 영원한 것을 사모함이 우리의 영원한 소유가 됩니다.
노원경 목사(라이트하우스 홍대)
◇라이트하우스 홍대는 서울 홍익대 인근에 세워진 교회이자 ‘빛의 집’입니다. 성령의 임재를 간절히 사모하는 예배공동체, 온 세상으로 보내는 선교와 이 땅에 보내주신 청년들을 섬기는 선교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