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요원들 정문 밖에 있었는데… 의원 말고 요원 어찌 빼내나”

입력 2025-02-04 18:46 수정 2025-02-05 00:41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4일 국회 청문회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재차 증언했다.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려 한 것이란 윤 대통령 측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곽 전 사령관 회유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곽 전 사령관은 ‘내란 혐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해 “대통령이 저한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해 ‘아직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체포 지시가 없었다는 윤 대통령 및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입장과 충돌한다. 김 전 장관은 앞서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이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한 게 아니라 요원들을 빼라고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 같은 주장이 당시 병력 전개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으로부터 ‘빼내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4일 0시 20~35분으로, 당시 707특수임무단 작전요원들은 본관 정문 밖에서 대치 중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계엄 해제요구안 의결 이후 윤 대통령이 사령관들에게 철수를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저는 지시받은 적 없다”고 일축했다.

대통령경호처가 계엄군 수뇌부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비화폰을 전달했으며 김성훈 경호차장이 이후 해당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노상원에게 비화폰을 바쳤다는 것은 김 차장이 사전에 비상계엄을 알고 공모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청문회에선 노 전 사령관이 계엄에 앞서 군 관계자들의 사진 등을 보여주며 점괘를 물었다는 언급도 나왔다. 증인으로 출석한 무속인 이선진씨는 “(노 전 사령관이) 나와 뭔가 함께했을 때 끝까지 따라올 수 있는지를 많이 물어봤다”고 답했다. 또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계엄 당시 일부 군 판사의 성향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다는 방첩사 내부 증언도 나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상 질의에 주력한 국민의힘은 곽 전 사령관 회유 의혹도 제기했다. 임종득 의원은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사령관이었을 때 곽 전 사령관은 작전차장이었다. 그게 어떤 관계인지 군인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격분한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여야는 “싸가지” “선을 넘네” 등 고성을 주고받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