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는 1분기 대목인 밸런타인데이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마케팅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고환율·고물가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지만 이번 특수를 통해 매출 상승세를 타겠다는 심산이다.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큰 업종은 편의점이다. 편의점에서 밸런타인데이는 빼빼로데이·화이트데이·설·추석과 함께 5대 행사로 꼽힌다. CU는 이번 밸런타인데이 마케팅 콘셉트를 ‘무해력’으로 정하고 굿즈에 힘을 실었다고 4일 밝혔다. GS25는 연인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GS25 달콤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편의점업계에서 밸런타인데이는 경제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편이다. 불경기가 이어질 때면 소비자들은 평소 돈을 아끼더라도 기념일에는 오히려 제대로 돈을 쓰려는 경향이 있고, 경기가 좋으면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 매출이 상승세를 탄다고 한다. 최근 3년간 GS25의 밸런타인데이(2월 1~14일 기준) 행사상품 매출 신장률을 보면 2022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7.3% 증가했고, 2023년에는 142%, 지난해에는 17.6% 늘었다. 동기간 CU의 매출도 꾸준히 상승했다. 이번 밸런타인데이를 소비심리 가늠자로 보는 이유다.
GS25는 가족 단위를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젤리 브랜드 ‘하리보’, 인기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아티스트 ‘매튜랜질’과 함께 차별화된 기획세트를 마련했다. 또 2월 한 달간 약 200여종의 초콜릿, 젤리, 쿠키 등에 대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CU는 밸런타인데이 마케팅 콘셉트를 ‘무해력’으로 정하고 굿즈에 힘을 실었다. 해롭지 않고 친근한 것들이 주는 힘이라는 뜻의 신조어다. 카피바라라는 동물을 캐릭터화한 ‘뿌직이&빠직이’와 협업한 기획상품, ‘리락쿠마’와 협업한 제품 등을 앞세웠다.
세븐일레븐은 밸런타인데이 상품 130여종을 선보이면서 유튜버 미미미누의 얼굴이 담긴 초콜릿을 판매하고, 2030 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랏소베어’ 콜라보 상품을 준비했다. 이마트24는 오는 14일까지 단품 초콜릿 상품에 한해 ‘다다익선 반값 쿠폰팩’ 행사를 진행한다. 119종의 기획상품 중 50% 이상은 1만원 이하 제품으로 구성했다.
백화점업계도 선물 수요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프로모션 준비에 한창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9일까지 전 점포에서 뷰티·주얼리·패션 액세서리 상품군 구매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현대백화점도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