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경찰서는 4일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전날 체포된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CCTV와 채증 자료 등을 분석해 윤씨가 서부지법 폭력사태 당시 법원에 침입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지난달 19일 서부지법 앞에서 “오늘 구속영장 떨어지면 빨갱이 잡으러 직접 침투한다”고 말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그는 또 “윤석열 지지자면 같이 싸워라. 이대로 가면 윤석열 대통령 바로 죽는다”고 외쳤다.
윤씨는 과거 재물손괴와 모욕 혐의로 처벌받기도 했다. 그는 2023년 5월 서울 소공동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을 훼손했고, 그해 10월 광주 양림동 정율성 흉상을 훼손해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22년 10월에는 서울 수송동에서 진행된 수요집회에서 정의기억연대 소속 참가자들을 향해 “북한 기쁨조”라고 표현해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서부지법 폭력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경찰이 신병을 확보한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는 현재까지 두 명이다. 앞서 40대 이모씨는 법원 내부로 침입해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다니며 판사실 문을 발로 차 파손한 혐의로 지난달 23일 구속됐다.
윤씨는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전광훈은 선지자이자 애국자’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다만 사랑제일교회 측은 윤씨와 이씨가 교회에 소속된 전도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찰은 서부지법 폭력사태 당시 생중계를 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 김모씨도 이날 건조물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와 김씨의 건조물침입 혐의를 제외한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수사하겠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폭력사태를 주도했던 ‘녹색점퍼남’과 방송사 기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30대 등 2명도 이날 구속됐다. 서부지법 장성학 부장판사는 공동건조물침입·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녹색점퍼남’으로 불린 A씨는 법원 창문을 깨고, 정문을 막고 있는 경찰을 향해 소화기를 뿌렸다.
강도상해·공동건조물침입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B씨도 같은 이유로 구속됐다. B씨는 법원에 침입했다며 경찰에 자수했는데, 이후 수사 과정에서 방송사 기자를 폭행하고 촬영 기기 등을 뺏은 혐의가 추가로 밝혀졌다. 서부지법 폭력 사태로 구속된 이들은 이날 기준 65명으로 2009년 쌍용차 파업 당시 구속자 수(64명)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사랑제일교회는 “특임전도사란 교회의 공식적인 직책이 아니라 단지 ‘청교도 신학원’이라는 성경 공부 과정을 수료한 사람에게 부여하는 형식상 직책에 불과하다”고 알려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