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의 1차 탐사 시추를 맡았던 시추선이 약 50일간의 작업을 마치고 부산항으로 복귀한다.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는 이날 해상에서의 시추 작업을 완료하고 부산항으로 복귀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부산항을 출발해 약 40㎞ 떨어진 시추 위치로 이동한 지 약 50일 만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모든 작업을 마치고 출발은 했는데, 악천후로 부산항 도착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이곳에서 1㎞ 이상 깊이의 대륙붕 해저까지 시추공을 뚫어 암석 시료를 수집했다. 수집한 시료는 해당 좌표와 인접 유망구조의 가스·석유 부존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로 쓰인다. 전문 업체가 이를 넘겨받아 분석하면 최종 결과는 일러도 올해 하반기에나 나올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단 오는 5~6월 중 중간 분석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오는 6일에는 최남호 2차관이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의 진행 경과와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한다.
이번 중간 분석 결과가 대왕고래 프로젝트 전체의 명운을 가를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위해 최소 5차례의 탐사 시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은 4번의 시추를 차질 없이 추진하려면 이번 시추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확인해 국비 지원을 끌어내야 한다. 1차 시추의 경우 올해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야당의 반대로 정부 몫 시추 비용 497억원이 전액 삭감돼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가 비용을 전부 부담했다.
‘마귀상어’를 비롯한 새로운 유망구조의 발견도 추가 시추 진행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는 울릉분지 일대 탐사 데이터를 추가로 분석해 14개의 유망구조와 최대 51억7000만 배럴의 가스·석유 매장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석유공사에 보고했다. 검증 결과에 따라 동해 심해 가스전 발표 당시 최대 140억 배럴이던 동해의 탐사자원량은 최대 191억 배럴까지 증가할 수 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