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약탈, 거래, 선물 등 다양한 이유로 세계에 흩어진 우리 문화유산이 24만여 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한국 문화유산은 총 11만6961건, 세부 수량으로는 24만7718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24만6304점)과 비교하면 1414점 늘어난 것이다.
해외 소재 문화유산 현황은 일본, 미국 등 29개 국가의 박물관, 미술관 등 801곳을 조사한 결과이다. 소장 정보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는 문화유산의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전체의 48.9%인 10만8705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6만5860점(26.6%), 독일 1만5477점(6.2%), 중국 1만4226점(5.7%), 영국 1만2778점(5.2%) 순이었다.
이들 해외 소재 문화유산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격동의 근현대사를 거치며 도난·약탈 되기도 했고, 외교 선물 등 기증, 선물, 수집 등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나가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이 가운데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해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화유산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작업을 지속 해오고 있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2012년 7월 설립된 이래 국내로 환수한 물량은 2024년 8월 말 현재 1210건 2492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에는 조선 왕실 역대 왕의 어진(임금의 초상화)을 봉안했던 경복궁 선원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편액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2025년 주요 업무 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미국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소장 한국 문화유산 실태를 조사하는데 이어 내년부터는 미국 피보디에식스 박물관, 일본 쓰쿠바대학 도서관 등 8곳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