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유럽으로 공간이동… 온 세계를 누빈다

입력 2025-02-06 00:01
충남 아산시 그린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360도 파노라마 경치를 볼 수 있다. 왼쪽에 곡교천이 흐르고 있다.

수도권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 좋은 충남 아산은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문화재 등 볼거리로 매력을 뿜는 여행지다. 특히 추위를 피해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 요즘 같은 날씨에 ‘아산맞춤’이다.

아산시 배미동 아산환경과학공원 내에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높은 타워가 있다. 아파트 약 50층과 맞먹는 150m 높이를 자랑하는 그린타워다. 쓰레기 소각장 굴뚝이 아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로 변신한 곳이다. 생태곤충원, 장영실과학관 등 다양한 체험시설이 있어 가족나들이 코스로 인기다. 덕분에 기피 대상이었던 님비 시설은 찾아가고 싶은 명소이자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그린타워는 전망대 시설과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전망대는 360도 원형으로 돼 있어서 주변 경치를 파노라마뷰로 내려다볼 수 있다. 주변에 타워보다 높은 건물이 없어 들판부터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산 북쪽을 흐르는 곡교천과 들판, 고층 건물과 아파트가 들어선 아산 시내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전망대 곳곳에서는 직사각형 투명 바닥 유리를 통해 발아래로 까마득하게 펼쳐진 지상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레스토랑은 창 바로 옆으로 펼쳐진 탁 트인 전망을 보며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쉬어가기에도 좋다.

바로 옆은 생태곤충원이다. 다양한 곤충을 직접 관찰하고 생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체험형 전시관이다. 곤충이 주이지만 파충류와 작은 포유 소동물 등 사육 중인 동물들이 많아 규모나 볼거리가 넉넉하다. 한겨울에도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나비는 물론 사슴벌레나 하늘소 같은 곤충도 볼 수 있어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흥미를 준다.

장영실과학관은 1층 어린이과학관과 2층 장영실과학관으로 나뉘어 있다. 2층 장영실과학관에서는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의 일대기와 발명품 등을 만나며 다양한 과학 원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는 물시계 자격루를 비롯해 풍기대, 금속활자 퍼즐, 혼천의 등 조선시대에 사용됐던 발명품들이 우리나라 과학의 역사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과학 원리를 알려준다.

피라미드 형태의 온실을 갖춘 세계꽃식물원.

따뜻하게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곳은 도고면 봉농리에 위치한 꽃과 자연의 힐링 공간 ‘아산 세계꽃식물원’이다. 사계절 내내 다양한 꽃과 식물로 가득하다.

2004년 개장한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 온실을 자랑한다. 약 3만㎡의 넓은 면적에 다양한 테마별 전시 공간을 갖추고 식물 3000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실외 부지를 합하면 5만5382㎡에 이른다.

주황색 오렌지트럼펫 등으로 가득한 세계꽃식물원 내부.

주요 전시관으로는 열대식물을 볼 수 있는 열대온실, 희귀식물이 전시된 특별전시관, 다채로운 계절 꽃들이 가득한 사계절 화원 등이 있다.

식물원 앞에 이르면 피라미드형 온실이 우뚝하다. 이곳의 주인공은 천장까지 솟은 보리수나무 세 그루다. 태국에서 들여온 나무로 모두 10억원 정도. 운송비만 1억원 가까이 들었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천장에서 늘어진 오렌지트럼펫 덩굴이 주황색 꽃송이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주변에는 사람의 키를 훌쩍 넘어서는 나무, 천장에 매달려 굽어보고 있는 꽃 등 처음 보는 식물이 활짝 웃으며 반긴다. 부겐빌레아·고무나무·시계초 같은 외국 정원에서나 볼 수 있는 꽃이 가득하다. 화려하거나 고급스러운 장식 대신 소박하고 섬세한 소품들로 채워져 있다. 온실 내부와 야외 정원에는 사진을 찍기 좋은 포토존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추억을 남기기에 그만이다.

조선 후기 향촌 모습을 간직한 외암민속마을.

정월대보름을 앞둔 요즘 아산에서 찾아볼 만한 곳이 외암민속마을이다. 조선 후기 중부지방의 향촌 모습이 잘 보존된 ‘외암민속마을’은 전통가옥 60여 채로 구성된 살아 있는 민속박물관이다. 500여 년 전 형성된 마을에 발을 들이는 순간 사극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외암마을 가옥은 주인의 관직명이나 출신지명을 따서 참판댁, 참봉댁, 송화댁 등의 이름을 지니고 있다. 가장 유명한 집은 추사 김정희의 두 번째 부인의 친정인 건재고택이다. 추사체로 쓰인 현판과 편액이 걸려 있어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그리스 산토리니를 닮은 지중해마을.

이국적인 마을도 있다. 아산시 탕정면에 자리한 ‘지중해마을’은 유럽풍 건축 양식으로 꾸며 그리스의 산토리니, 프랑스 프로방스 등을 떠올리게 한다. 산토리니 구역은 하얀 벽과 파란 지붕이 조화를 이루며 산뜻함을, 프로방스 구역은 파스텔톤 색상의 화사함을 모티브로 한 우아한 분위기를 품고 있다.

여행메모
전망대·생태공원·과학관 통합권
꽃식물원 쿠폰 1만원 식물 구입에

서울 용산역에서 온양온천역까지 장항선 열차가 다닌다. 지난해 11월 충남 서부 내륙 및 경기도 서부를 잇는 서해선 복선전철이 개통하면서 충남 아산에 인주역이 운영 중이다. 지중해마을은 1호선 수도권 전철 배방역 하차 후 버스로 환승한 뒤 탕정면사무소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닿는다.


아산 그린타워 전망대는 오전 9시~오후 9시 운영된다. 입장료는 어른 500원, 어린이 300원. 그린타워 레스토랑도 같은 시간 영업하며 오후 3~5시 휴식시간이다. 생태곤충원(사진)은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할 수 있으며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장영실과학관을 포함한 통합입장권은 어른 5000원, 어린이 3200원이다. 외임민속마을과 지중해마을은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

세계꽃식물원은 온양온천역 또는 아산시외버스터미널·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약 15㎞ 거리다. 오전 9시~오후 6시 연중무휴로 개원한다. 1만원 상당의 쿠폰을 구입해야 입장할 수 있다. 쿠폰은 관람을 마친 뒤 식물 등을 구매하는 데 쓸 수 있다.

파라다이스 도고는 오는 3월 3일까지 성수기로, 1인 5만5000원이다. 통신사나 제휴할인 카드를 통해 최대 30% 할인이 가능하고, 생일에는 본인 당일 무료, 동반 1인 50% 할인이 적용된다.

아산 시내 온양온천시장은 소머리국밥과 손칼국수로 유명하다. 영인산 자연휴양림은 숲속에서 하룻밤 묵기에 좋다.



아산=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