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도 예배합니다”… 위기의 한국교회 대안될까

입력 2025-02-05 03:03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헌법 제20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학교 안에서의 종교활동은 마치 불법적인 행위인 것처럼 조장돼 왔습니다.”

박상철(63·사진) 학교를품은교회(학품교) 이사장은 최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청소년 사이에서 정서적 영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사라지고 애국심이 없다. 이는 학교 안에서 윤리나 도덕 교육을 받지 못하고 종교활동도 부재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시대 젊은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종교성을 잃어버렸기 때문 아닐까요”라고도 했다.

박 이사장은 부산 모리아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이다. 학품교의 캐치프레이즈는 ‘학교에서도 예배합니다’이다. 박 이사장은 이 사역을 위해 기독교뿐 아니라 불교와 천주교 관계자도 만나 연계하고 있다. 그는 “교육 현장에 종교활동이 이뤄져 아이들을 살리는 일에 주요 종교가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품교에 따르면 현재 부산지역 1800여개 교회 중 교회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곳은 600여곳뿐이다. 교회학교가 있어도 학생 수는 장년 출석자의 10~20%에 그치고 있다. 청소년 복음화율은 3~5% 정도로 거의 미전도종족 수준이다.

학품교의 3가지 사역 목표는 ‘학교 내에서 종교활동 자유화’ ‘1인 1종교 갖기 운동 시행’ ‘학교 안에 종교과목 개설’ 등이다. 이를 위해 검증된 종교인들이 학교에 들어가 신앙활동을 보장하고 학생과 교사의 종교 동아리 활동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학품교는 또 현재 300여개 학교와 연결돼 ‘영적 입양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교회들이 인근 학교를 자녀를 입양하듯 선정해 학교를 위해 기도하는 일이다. 박 이사장은 그가 담임하고 있는 모리아교회가 주변 8개 학교를 입양한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현수막을 만들고 영적으로 책임져야 할 우리 학교라는 것을 선포하고 기도하기 시작했다”며 “새 학기에는 장학금 지급, 부활절 달걀 나누기, 여름철 아이스크림 나눔, 겨울철 핫팩 나누기 등을 통해 교회가 학교를 품었다. 그러자 학교의 거부 반응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학교 심방을 비롯해 학교예배 인성강의 학교콘서트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나 격려하고 기도하고 상담하면서 사랑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달 7일 부산 오륜학교(교장 김지수) 부산소년원에서 한순간의 실수로 아파하는 청소년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참석 청소년 110명 중 107명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한다. 그는 “학교에 가보거나 청소년들을 만나면 영적 갈급함을 호소하는 학생이 많다”며 “예수께서 우리를 찾아오셨듯 교회가 학생들을 찾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