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사랑 덕분에 은둔의 시간 극복했죠”

입력 2025-02-05 03:06
솔솔 작가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그의 두 번째 작품인 ‘바람이 불어오면’의 줄거리를 소개하고 있다.장진현 포토그래퍼

은둔과 고립의 시간을 견뎌낸 작가가 귀여운 캐릭터에 사랑의 가치를 더한 동화책을 펴냈다. ‘어른이’(어른+어린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동화작가 솔솔(필명·32)씨를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났다.

작가는 은둔과 고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필명을 정했다고 했다. 그는 “솔솔이라는 필명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솔직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솔솔씨의 손에는 그의 작품 속 주인공인 ‘순애’와 고양이 ‘보’ 인형이 들려 있었다.

힘든 시간을 이겨낸 경험을 담은 동화는 ‘순애는 집 밖을 안 나가!’와 후속작 ‘바람이 불어오면’이다.

주인공 순애에는 순수하면서도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담았는데 자신을 투영했다고 했다. ‘순애는 집 밖을 안 나가!’는 은둔형 외톨이로 고립돼 있던 순애가 주변의 비난에 맞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고 집 밖으로 나서는 과정을 담고 있다. ‘바람이 불어오면’은 집 밖으로 나간 순애가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자연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솔솔씨는 “은둔 생활을 살며 이전까지 내가 얻기 위해 집착했던 행복이 늘 평범한 일상 속에 존재했다는 걸 깨달았다”며 “은둔과 고립을 경험하는 많은 이들이 세상의 목표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스스로에 대해 실망하거나 낙담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솔솔씨가 은둔의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있는 그대로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목회자 가정에서 자란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연단의 시간을 견디며 ‘아가페 사랑’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죽어가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감사일기를 써 내려갔다”며 “이 시간을 보내며 조건 없이 사랑을 주시는 사랑의 본체, 하나님의 존재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나는 사랑으로 태어났어”, “우린 너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등 솔솔씨가 외로운 시간을 견디며 얻은 깨달음은 작품 곳곳에 녹아있다. 그는 “사랑은 사람을 살린다”며 “성경에서도 믿음 소망 사랑 중 제일이 사랑이라고 했는데 어쩌면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고유한 가치가 조건 없는 사랑이 아닐까 한다”고 강조했다.

솔솔씨는 자신을 책과 함께 성장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책을 낸 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며 “두 번째 책을 작업하면서는 작은 것에 감사하는 기쁨을 배우며 일상을 기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은둔과 고립으로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우리 존재만으로 무한한 사랑을 주는 하나님과 주변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않기 바랍니다. 주변에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따뜻한 마음으로 기다려 주시면 이겨낼 겁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