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둘기
니느웨에 보낸 사랑의 서신
애초부터 나와의 잘못된 관계 때문에
다시스로 도망가고 잠행을 했었지
화난 바다의 파도로
너의 잠든 배를 흔들어
마지막에 제비 뽑히게 하였던
폭풍 속의 추격
심해의 차가운 어둠 속에서
큰 물고기 배속에 삼켜지고
3주야를 울부짖던 통한의 눈물
물고기가 토해낸 니느웨의 해변
너의 외침에 돌아온 왕과 백성과 생축들
박넝쿨 아래 누웠을 때
화염에 말라 비틀어 죽은 박넝쿨은
너의 파멸의 의(義)인가, 위선의 사랑인가
니느웨의 12만명의 백성들과 가축들이
그 박넝쿨 하나만도 못하겠는가
나의 비둘기야, 이제야 알겠니
내가 너에게 질문한 것을,
이제 네가 대답할 차례라는 것을.
소강석 시인·새에덴교회
요나는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BC 8세기경 북이스라엘 왕국의 예언자였으며 바다의 큰 물고기에게 삼켜지고 마침내 니느웨의 12만명 성민(城民)을 회개하게 한 것으로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요나에게 말을 건네는 하나님의 언사로 일관하여 매우 직접적으로 시행(詩行)을 구성한다. 그리고 그 서술의 방식은 사뭇 효과적이다. 시의 화자(話者) 하나님은 요나를 두고 '나의 비둘기'라고 부르며 '니느웨에 보낸 사랑의 서신'이라고 특정한다. 요나의 이름 뜻이 비둘기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이 전령사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시의 종국에 이르러서는 '내가 너에게 질문한 것'과 '이제는 네가 대답할 차례라는 것'을 알겠느냐는 반문으로 마감된다. 여호와 하나님의 예정된 구원(救援) 사역에 요나가 쓰임을 받았다는 시인의 선언이다.
-해설 :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