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손 잡은 카카오… AI 경쟁력 확보 속도전

입력 2025-02-04 01:03
카카오가 오픈AI와 손잡고 자사 인공지능(AI) 모델을 고도화한다.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을 카카오의 AI 브랜드인 ‘카나나’에 활용하는 방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AFP연합뉴스

3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사진)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4일 방한해 카카오와 협업을 발표하는 등 국내 기업인들과 만난다. 올트먼 CEO는 앞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관련 논의를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오픈AI의 언어모델을 자체 AI 모델인 카나나에 활용하는 방식의 협업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AI 모델 카나나를 공개하고 올해 출시를 예고했다. 카나나는 언어모델 3종과 멀티모달 언어모델 3종 등으로 구성된다. 카카오는 독자적인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는 대신 이미 개발된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간 카카오가 AI 사업에 뒤처져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오픈AI와의 협업이 카카오의 AI 경쟁력 확보에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올트먼 CEO는 국내 개발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AI 기술 워크숍을 열고 주요 기업 관계자들도 만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삼성전자 경영진 등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할 가능성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들과 회동한 이후 1년이 지났으니 울트먼이 그동안의 진행 상황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며 “딥시크 파장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도 폭넓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방한에 앞서 일본을 찾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만났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공동 출자 회사인 ‘SB 오픈AI 재팬’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와 오픈AI가 각각 절반씩 출자해 기업용 AI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오픈AI는 애플 디자이너 출신 조니 아이브, 소프트뱅크와 함께 AI용 기기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올트먼 CEO는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는 컴퓨터와 접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새 단말기가 필요하다. 음성 조작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는 이날 챗GPT의 새로운 기능인 ‘딥 리서치’를 공개했다. AI가 사용자의 질문을 바탕으로 웹사이트를 검색하고, 문서·이미지·PDF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종합 보고서를 생성한다. 오픈AI는 딥시크와의 성능 비교 데이터를 직접 공개하며 기술적 우위를 강조했다. AI 성능 평가에서 26.6%의 정확도로 딥시크 R1(9.4%)보다 약 3배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고도 밝혔다. 올트먼 CEO는 딥시크의 AI 모델에 대해 “성능 자체는 놀랍지 않다”며 “오픈AI엔 이전부터 이 정도 수준의 모델이 있었고, 앞으로도 좋은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