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도들이 교회 밖 예배자로 살도록 훈련시켜야”

입력 2025-02-05 03:06
한기돈 부평내과의원 원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저서 ‘지금, 모든 장소의 예배자’의 핵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하나님은 시공을 초월하는 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일뿐 아니라 주중의 모든 시간, 교회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장소에서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훈련해야 합니다. 예배가 일상이 돼야 합니다.”

‘지금, 모든 장소의 예배자’의 저자 한기돈 부평내과의원 원장은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일보가 출판한 이 책은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영적 질서에 부응하기 위해 만든 신앙 훈련 교재다. 한 원장은 “여기에서 예배는 장소가 아니라 예배자들의 진정성이 더 중요하고 일상의 삶 자체가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는 말세를 대비한 훈련이었습니다. 코로나 때 교회 문이 닫혔는데 말세가 오면 교회 문이 진짜 닫힐 겁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공적으로 핍박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그때 우리의 신앙생활은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요. 코로나를 통해 그 답을 얻으라는 것입니다. 결론은 우리의 신앙이 삶 속에 배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원장은 “우선 예배의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배는 교회에서만 드리는 게 아니다. 그 예배가 우리 삶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마치고 다시 예배자로 살아야 한다고 했다. 성경 말씀처럼 우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해야 하며 그것이 예배라고 했다.

그가 강조하는 말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많이 듣는 이야기다. 하지만 한 원장은 많은 크리스천이 이를 머리로만 알 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냥 아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를 실천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영 대회에 나간다고 해보죠. 우승하려면 좋은 코치를 영입하고 과학적 시스템을 도입하고 체력도 향상해야 합니다. 그런데 물에는 한 번도 안 들어간다고 생각해보세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수영을 잘하려면 기본적으로 물에 들어가야 합니다. 물속에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이것이 약합니다. 성도들이 교회 밖에서 예배자로 살 수 있게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한 원장은 목마른 사람에게 마실 것을 주는 훈련, 상대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훈련,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을 대는 훈련, 교회 밖에서 예배자로 살려면 이 같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책은 지금, 모든 장소에서 예배자로 살기 위한 훈련 교재다. ‘변화하고 있는 예배 형식’을 시작으로 31개 장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훈련 목표, 훈련을 위한 기도, 훈련 내용이 기술돼 있다. 각 장의 끝에는 ‘자기 평가 및 결심’을 넣어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천 계산장로교회 장로인 한 원장은 누구보다 성경을 깊이 연구하고 항상 하나님과 깊이 대화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오순절 성령의 역사’를 경험했다. 형의 사고사로 침울한 그의 가정이 가정예배 때의 성령 세례를 통해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하나님을 더 알고 싶었고 매일 성경을 50장씩 읽고 시도 때도 없이 하나님께 말을 걸었다.

기도하면서 몸도 치료하고 영혼도 치료하는 사람이 되고자 의대에 진학했다. 더 많은 사람과 접촉하기 위해 내과를 선택했다. 가톨릭의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호흡기 내과 조교수로 재직하다 병원을 개원했다.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부설 인천 의료선교훈련원을 섬기고 있으며 교회에선 의료 선교부에서 헌신하고 있다.

책은 환자에게 복음을, 신앙생활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다. 스스로 질문이 생기면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과 대화하면서 답을 찾았다. 이를 3년간 꾸준히 했다. 직전엔 욥기서를 묵상해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을 이겨낸 욥 선지자’라는 책을 썼다. 또 ‘마지막 날을 준비하는 그리스도인’(2022), ‘하나님의 처음 약속, 영생’(2018)도 저술했다. 한 원장은 이번 책을 중심으로 교회가 구체적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워크북도 만들 계획이다.

그는 또 어린이용 잠언 묵상집도 출판 준비 중이다. 각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잠언을 읽혀 지혜를 성장시키자는 취지다. 묵상은 이미 끝냈고 이를 어린이용으로 바꾸는 과정만 남았다. 이 묵상집을 실제 이용하고 그 효과를 검증할 교회도 찾고 있다. 임상 결과가 극적이면 인공지능을 활용해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 세계에 보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코로나 이후 교회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소리는 많지만 대부분 과거의 제도와 프로그램을 더 열심히 하자는 것이어서 안타깝다”며 “팬데믹 이후 새 길을 찾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이번 신간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