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철강·이차전지 동반 불황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화학도 전기차 ‘캐즘’(수요 침체)과 석유화학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2조6880억원, 영업이익 2조1740억원, 순이익 9480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5.8%, 38.4%, 48.6% 하락했다. 전 세계 철강 수요 부진과 중국 철강사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주력 자회사인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37조5600억원)은 전년 대비 3.6%, 영업이익(1조4700억원)은 29.3% 줄었다.
이차전지 업종은 끝없는 불황의 터널 속에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광물 가격 하락, 미국의 천연흑연 관련 해외우려기업(FEOC) 지정 유예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매출액(3조6999억원)은 전년 대비 22.3% 줄었고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무려 98.0% 추락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매출(32조3408억원)과 영업이익(1조1169억 원)도 전년 대비 2.4%, 4.0%씩 줄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철강 부문에선 인도 북미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탄소중립 분야에선 구체적인 성과 창출에 나선다. 설비 효율화를 통한 원가 혁신도 병행한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영역에선 국내외 신규 가동 공장들의 정상 조업 시기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자산 정리를 차질 없이 완료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자산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역시 배터리 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악화, 석유화학 시장 불황 등으로 이익이 크게 줄었다. LG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68억원으로 전년보다 63.8% 줄었다. 매출은 48조9161억원으로 11.5% 감소했다. 특히 4분기엔 25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9년 4분기(-276억원) 이후 5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매출 목표를 26조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 27조1000억원보다 낮춰 잡았다. 주요국의 보호무역 기조 심화와 친환경 정책 변동성 확대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고성장·고수익 사업 구조로의 재편 가속화, 3대 신성장동력(친환경·전지재료·신약) 내실 강화, 연구·개발(R&D) 과제의 사업 가속화 등을 통해 단기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중장기 성장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