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사들이 한국에서 법을 무시하는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중국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게임사들은 한국의 정책과 제도를 존중하지 않아 원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산 모바일 게임 ‘라스트 워: 서바이벌’은 게이머들의 환불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개발사는 환불 요청한 게임 계정에 대해 “환불한 금액만큼 현금을 써야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띄워 다시 플레이를 못 하도록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상거래법 등 현행법상 원치 않는 결제나 위법한 결제에 대해 게임사는 정황을 파악해 돈을 돌려줄 의무가 있다. 가령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면 이 계약은 요청에 따라 취소할 수 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의 경우 구매한 지 2주일, 플레이 2시간 이내의 게임은 전액 환불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반면 라스트 워는 이러한 앞뒤 정황 파악 없이 환불한 게이머를 차단하고 재결제를 강요하는 방침을 고수한다.
중국 게임사들은 동북공정, 허위·선정적 광고, 급작스러운 서비스 종료 후 먹튀 등 수년 동안 국내에서 숱한 사건·사고를 일으켰다. 중국 게임사 샤이닝니키는 한복을 중국 전통 의상으로 소개했다가 국내 게이머들의 반발을 사자 “국가의 존엄을 지키겠다”며 돌연 국내 사업을 철수했다가, 최근 슬그머니 국내에 유사 게임을 출시했다. 이 게임사는 돌아온 뒤에도 중국 당국을 자극하는 대만, 천안문 같은 용어를 금지어로 지정하고 개인정보까지 몰래 수집하다가 적발됐다.
중국 게임사들은 영문명 자회사를 세워 게임을 출시하는 식으로 정체를 가리기도 한다. 라스트 워의 제작 및 배급을 맡은 퍼스트 펀은 중국 게임사라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다.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도 게임 개발 정보나 소재지를 확인하기 어렵다.
중국 게임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나날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 게이머들을 무시하는 행태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 전문 업체 센서타워 집계에 따르면 라스트 워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2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여 매출이 전년 대비 33배 치솟았다. 지난 설 연휴 기간 국내에서 가장 큰돈을 번 모바일 게임은 중국 센츄리 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