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을 면회한다. 대통령실 참모진에 이어 여당 지도부까지 접견에 나서며 윤 대통령 ‘옥중 정치’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개인적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당 차원에서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 접견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도 면회 자리에 동행한다. 권 원내대표는 “권 비대위원장도 대학시절 (윤 대통령과) 선후배”라며 “검사생활을 통해서 깊은 인간 관계를 갖고 있고, ‘같이 가는 게 좋겠다’ 해서 함께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여당 ‘투톱’의 면회가 윤 대통령 지원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의 ‘관저 농성전’ 당시 한 번도 한남동 관저를 찾지 않으며 거리를 둬 왔다. 윤 대통령이 향후 여권 인사와의 대면 접촉을 늘리며 옥중 여론전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권 원내대표는 “정치 이전에 인간 대 인간의 관계가 중요하다”며 “친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가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에서도 공개적인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 조직부총장인 김재섭 의원은 페이스북에 “인간적 도리를 왜 이런 방식으로, 왜 이제서야 다하냐”며 “임기 중에는 듣기 좋은 소리만 하다가, 대통령이 구속되고 나서야 새삼스럽게 인간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 대통령을 만난다는 건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공식 입장인 것처럼 비칠 것이고, 무책임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권 원내대표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내란수괴를 당대표 격인 권 비대위원장과 함께 만나러 간다면서 어려운 친구 위로 차원이라니, 국민을 바보로 여긴다는 고백이냐”고 말했다.
정현수 김판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