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출시하고 가격 무료화… 업계 강자 오픈AI ‘긴장’

입력 2025-02-02 18:37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가 높은 성능과 낮은 개발비용으로 업계에 충격을 안겨주자 독보적 1위였던 오픈AI가 긴장하고 있다. 선두 자리를 지키고자 기존에 유료로 제공하던 기능을 무료로 풀고,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높은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AI 시장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달 31일 새로운 추론 모델 ‘o3-mini(미니)’를 출시했다. 이 모델은 오픈AI가 만드는 ‘o’ 계열 컴퓨팅 추론 모델 중 하나로, 기존 모델보다 프로그래밍·수학·과학 등 고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화돼 있다. o3-mini의 가장 큰 특징은 가성비다. 성능은 대폭 향상됐지만 가격은 무료로 책정됐다. 직전 세대 제품인 o1-mini와 비교하면 o3-mini의 응답 속도가 24% 빨라졌고 주요 오류 발생 확률이 39% 감소했다. 전문가(개발자) 전용 API도 o1-mini 대비 63% 이상 저렴해졌다. 사실상 기존 모델 대비 반값 이하 가격에 신제품을 선보인 셈이다.

오픈AI의 신규 모델은 중국이 선보인 AI 플랫폼 딥시크가 파란을 일으키는 와중에 공개됐다. 딥시크는 챗GPT에 버금가는 성능을 선보이면서도 기존에 필수로 여겨졌던 고성능 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비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고성능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기존 중국 IT 서비스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보안에 대해서도 딥시크 측이 오픈소스라는 초강수를 두며 대응하고 있다. 아직 보안 우려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존 생성형 AI 수요층이 최대 월 200달러씩 지불하며 챗GPT 구독을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는 또 기존 월 20달러 상당의 ‘플러스’ 모델을 구독해야 이용할 수 있었던 서치 기능을 지난해 12월부터 전면 무료화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에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레딧 주최 행사에 참석해 “우리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었으며 다른 오픈소스 전략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오픈소스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픈AI 측은 “(딥시크 등장으로) 오픈AI가 수년간 유지해온 기술 격차가 좁혀지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최신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구형 모델을 시작으로 오픈소스 정책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