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병원에 오는 보호자들에게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왜 우리 아이는 이렇게 자주 아플까요”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열이 자주 나고 감기를 달고 산다고 한다. 항생제를 자주 먹는다거나 입원이 잦다며 걱정하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간단한 투약만 하고 경과를 보기보다는 더욱 신경을 써서 하나하나 질문하고 조금 더 진찰하게 된다. 보호자는 무심코 궁금한 점을 물었지만 의사는 이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보호자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아이를 한 명 낳아서 애지중지 키우는 보호자에게 ‘애들은 크다 보면 다 그런 거예요’라고 했을 때 수긍할 이가 몇이나 될까.
실제 이런 경우 다행히도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게 대다수다. 하지만 99명의 아이를 잘 진료해도 1명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당사자와 보호자에게는 굉장히 큰일이다. 이 때문에 의사는 되도록 아이가 많이 힘들어할 검사를 제외하고는 원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충분한 검사를 하고 환아 상태를 보호자에게 일일이 물어본다.
아이들은 본인 상태를 제대로 표현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덩치는 어른만 한 중학생도 정확하게 표현 못 한다. 보호자가 설명하는 내용이 굉장히 중요하고 여기서 정확한 진단의 단서 중 절반은 찾아낸다고 생각한다.
마치 미국 의학 드라마 ‘닥터 하우스’에 나온 의사가 된 것처럼 스스로 질문을 하며 하나씩 찾아내야 한다. 의사들이 궁금해하는 의학적 의미가 있는 부분을 보호자들이 딱 골라서 얘기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충분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되면 의외로 치료는 쉬운 편인 경우가 많다. 보호자들도 진단된 후 아이 상태가 나아지는 상황에서는 치료에 순응도가 좋아 잘 따라오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아이들은 원래 그러면서 크는 거예요’라든지 ‘우리 애는 그냥 장이나 기관지가 좀 약해요’ 이런 식으로 많이 키웠지만, 이제는 좋은 검사 도구들도 많이 생겼고 우리나라의 소아 관련 의학들이 잘 발전돼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의 문제점을 찾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소아청소년과 의사들과 같이 상의해서 강구해 나가면 아이들도 더욱 튼튼하게 크고 부모님들의 육아도 한결 편하지 않을까.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대한전문병원협회 총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