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캐나다서 넘어온 펜타닐, 950만명 죽일 양”

입력 2025-02-03 00: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대적인 펜타닐 단속 활동을 벌인 멕시코 정부가 1월 31일(현지시간) 공개한 압수 펜타닐 18㎏과 밀수범 2명의 모습.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그 배경으로 불법 이민자 유입뿐 아니라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유입 문제를 강조했다. 중국의 펜타닐 원료 공급,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한 펜타닐 유입이 미국 사회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캐나다에서 펜타닐과 마약성 진통제 합성 실험실을 운영하는 멕시코 카르텔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 우편과 불법 유통망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펜타닐이 공중보건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지난해 멕시코에서 압수한 펜타닐보다 캐나다에서 압수한 양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펜타닐은 매우 강력해 아주 적은 양으로도 미국 가정에 많은 사망자와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지난해 북부 국경을 넘어온 펜타닐의 양은 미국인 950만명을 죽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캐나다 서남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펜타닐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 마약 유통 시장에서 캐나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펜타닐은 오피오이드 계열의 마약성 진통제로 중독성이 헤로인보다 50배나 강력하다. 헤로인에 비해 가격이 싸고 크기도 작아 빠른 속도로 미국 사회에 퍼져 나갔다.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2022년에만 약 11만명이 사망했으며 18~49세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펜타닐 생산에 필요한 화학 원료를 멕시코의 마약 밀매 조직에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제조된 펜타닐이 국경을 넘어 미국에서 유통된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인 2017년 10월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2018년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선 펜타닐 규제 강화를 요구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