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타야 할렐루야축구단 청소년들에게는 두 가지 기도 제목이 있었다. 하나는 태국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것, 나머지는 오랜 시간 축구단을 응원해준 한국에 방문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축구단에서 국가대표가 탄생한 데 이어 올해 꿈같은 한국 여행까지 성사되면서 아이들의 기도 제목이 모두 이뤄졌다.
할렐루야축구단이 지난달 28일까지 10박11일 일정으로 방한했다고 2일 밝혔다. 축구단 소속 13명 청소년은 한국교회의 따뜻한 사랑을 받고 태국으로 돌아갔다.
할렐루야축구단은 프로축구 선수 출신 오필환(67) 선교사가 32년 전 설립했으며 소외 지역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통한 복음 전파를 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만난 오 선교사의 동역자 박남준(41) 선교사는 “아이들이 처음엔 반신반의했었는데 기도 제목이 다 실행된 것을 보면서 기도의 힘을 실감했다”며 “이번 방문이 아이들의 견문을 넓히는 것을 뛰어넘어 영적인 체험이 된 것 같아 더 기쁘다”고 말했다.
현재 할렐루야축구단에는 13~18세 청소년 70여명이 함께 연습하고 있다.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아이들에게 친밀하게 접근하는 데는 축구가 큰 몫을 했다. 이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매일 기도와 예배로 신앙을 키운다. 지역 학교 이름으로 대회에 출전하는데 주에서 1등을 하고 전국대회 8강에도 들었을 정도로 실력도 향상되고 있다.
축구단 방문은 신길교회 여전도회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놀이동산 썰매장 남산타워 명동 등을 둘러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신원이 준비한 따뜻한 패딩점퍼와 성도들의 헌금으로 산 유명 브랜드의 축구화도 받았다. 이들의 소원 중 하나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는 것이었다. 태국에서 출발할 때는 일기예보에 없던 눈이 방한 일정 중에 내리면서 선수들은 눈을 맞으며 거리를 뛰어다니기도 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이들이 청소년·청년 성령콘퍼런스에 참여해 뜨거운 예배를 경험한 것이었다. 박 선교사는 “태국에는 다음세대들이 신나게 뛰며 찬양하는 문화가 없어서 아이들이 한국 예배문화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태국에서는 한 번도 내 설교를 받아 적은 적이 없던 아이들이 한국에 와서 내가 통역한 설교를 받아 적더라”며 웃었다. 축구단원 티파(17)는 “태국에서는 예배드리기 싫을 때도 있었는데 예배를 통해 축복을 많이 받았고 예배가 이렇게 즐겁다는 걸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선교사는 축구단을 통해 아이들이 새로운 꿈과 비전을 갖고 평생 하나님을 사랑하는 신앙 속에서 살아갔으면 좋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축구단을 마치고 축구와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게 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를 잘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게 아니라 마음 안에 항상 예수님이 있는 아이들을 키우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