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던 우리 국민 백모(54) 선교사가 간첩 혐의로 체포된 지 1년이 지났다. 당초 구금 기한을 넘어섰지만 선교사의 소식은 묘연한 상태다.
백 선교사는 지난해 1월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간첩 혐의로 체포돼 레포르토보 구치소로 이송됐다. 2일 현재까지도 그곳에 구금돼 있다.
백 선교사의 구금 기한은 3개월 단위로 연장되고 있다. 그는 구금 연장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하고 구금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에서 한국인이 간첩 혐의를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20년 징역형이 선고된다. 하지만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간첩활동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백 선교사의 관련 사건 자료는 러시아에서 ‘일급기밀’로 분류돼 철저히 비공개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변호인은 러시아 현지 매체에 “사건이 민감해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지만 백 선교사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면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선교사의 지인들은 간첩 혐의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교단 소속인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 사역지를 러시아로 옮겨 현지 북한인들에게 의약품과 의류 등 생필품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러시아서 사역 한국인 선교사, 1년 넘게 구금
입력 2025-02-03 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