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상징적인 아이템을 고르라면 빠질 수 없는 게 ‘쿠션팩트’일 것이다. 글로벌 뷰티시장에 새롭게 만들어 낸 카테고리이기도 하다. 현재 뷰티 시장에서 쿠션팩트는 럭셔리부터 중저가 브랜드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베이스 메이크업을 쿠션팩트만으로 대신하는 이들도 많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이른바 ‘쿠션팩트 춘추전국시대’에 어떤 제품이 인기이고 각각 장단점은 무엇인지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했다.
K뷰티 간판스타… 다양한 제품 쏟아져
쿠션팩트는 2008년 아모레퍼시픽이 최초로 출시한 ‘아이오페 에어쿠션’을 시작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지난해까지 12년간 누적 7억9100만개의 쿠션팩트를 생산했다. 우리나라에서만 인기인 게 아니다. K뷰티가 새롭게 창출해 낸 카테고리인 쿠션팩트는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필수 뷰티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됐다.
쿠션팩트를 평가하기 위해 CJ올리브영, 11번가, 백화점 등 주요 유통 채널로부터 베스트셀러 목록을 제공받았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주요 유통 채널의 베스트셀러 가운데 5개 브랜드를 선정해 10년째 평가해오고 있다. 전문가 평가단이 제품명을 가린 상품 5개를 최소 4주 최대 8주에 걸쳐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평가 제품은 직접 구매한다. 광고나 협찬이 없는 ‘내돈내산’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된다.
5개 평가 제품은 베스트셀러 가운데 선정한다. 유통채널별 1위 제품과 최고가·최저가 제품을 기본적으로 평가 대상으로 선정한다. 11번가는 순위를 공개하고 올리브영과 백화점은 ‘톱5’를 무순위로 정보 제공해준다. 이번 11번가 1위는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 팩트’(12.5g·3만7900원)였다. 해당 제품을 평가 대상에 올렸다. 최고가인 ‘샤넬 레베쥬’(15g·10만3000원)와 최저가인 ‘루나 LUNA 수분광 팩트 클리어’(12.5g·1만8430원)를 평가 대상에 추가했다. 올리브영과 11번가 베스트셀러 제품군 중 중복 추천된 ‘정샘물 에센셜 스킨누더 쿠션’(14g·4만5000원)도 포함했다. 올리브영 베스트셀러 중 중간 가격의 제품인 ‘힌스 세컨 스킨 메쉬 매트 쿠션’(12g·3만4000원)을 평가대상에 넣었다.
평가에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권현정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순)가 함께했다. 평가자들은 쿠션팩트의 발색력, 수분감, 커버력, 밀착력, 지속력을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냈다. 이후 전성분 평가를 하고 가격까지 포함해 최종 평가를 내렸다. 모든 평가는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로 진행됐다.
저마다 장점 뚜렷…피부타입 따라 선택
1위는 ‘정샘물 에센셜 스킨누더 쿠션’(3.75점)이었다. 평가단은 대부분 커버력과 지속력을 장점으로 꼽았다. 김정숙 교수는 “자연스럽고 쫀쫀하게 밀착이 된다”고 했고, 고진영 원장은 “소량으로도 윤기 있게 밀착된다”고 평가했다. 최윤정 작가는 “커버력과 지속력 면에서 뛰어나며 미백과 주름 개선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있어 안티에이징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커버력을 감안해 색상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권현정 원장은 “다소 다크닝이 있어 화사한 색상을 선택하기를 권한다”고 했다. 고진영 원장은 “커버력이 좋기는 하나 자칫하면 피부 표현이 두꺼워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평가단이 사용한 색상은 ‘19 라이트’였다.
2위를 차지한 ‘루나 수분광 팩트 클리어쿠션’(3.0점)에 대해서는 평가단이 화사한 피부표현에 좋은 점수를 줬다. 김정숙 교수는 “피부에 잘 밀착되고 화사한 피부표현이 가능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분과 섞여 자연스럽게 생기를 더해준다”고 평가했다. 고진영 원장은 “수분감이 많아 쿨링효과가 있으며 윤기 있는 피부표현이 가능하다”고 했다. 최윤정 작가는 성분이 좋은 점을 짚었다. 그는 “정제수 대신 코코넛야자열매추출물을 베이스로 한 점이 눈에 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밀착력과 다크닝 부분에서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다.
3개 브랜드 제품이 공동 3위를 나눠 가졌다. ‘샤넬 레베쥬 쿠션’과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 팩트’와 ‘힌스 세컨 스킨 메쉬 매트 쿠션’(이상 2.75점)이 동점을 얻었다. 베스트셀러 제품의 상향평준화가 확인된 셈이다. 각 쿠션들의 장점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만큼, 자신의 피부 타입과 원하는 표현력을 감안하는 게 제품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가인 샤넬 제품의 강점으로는 촉촉함이 지목됐다. 김정숙 교수는 “수분감이 풍부하고 화사하다”고 했고, 고진영 원장은 “글로우하게 밀착된다”고 평가했다. 최윤정 작가는 “피부 보습과 보호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많으며 촉촉함이 특징이다. 화장이 무너질 때도 예쁘게 무너진다”고 했다. 권현정 원장 역시 “촉촉하고 광이 많이 난다”고 했다. 다만 모두 커버력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기존의 쿠션 제형과 다른 밤 타입의 에이지투웨니스 제품에 대해서는 “밀 듯 바르니 밀착력이 좋다”는 주된 평가가 나왔다. 권현정 원장은 “밀어서 바르니 제형이 피부에서 움직이며 수분감과 유분감이 적절히 내려앉는다”며 “다만 유분과의 마찰에는 쉽게 무너지는 게 아쉽다”고 했다. 김정숙 교수와 고진영 원장은 “다크닝이 생기고 화사함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줬다.
힌스 제품에 대해서는 “컬러감이 예쁘다”는 평가가 많았다. 권현정 원장은 “홍조를 잘 잡아주는 레몬빛 아이보리 컬러가 독보적”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세미 매트의 마무리감과 촘촘히 스미듯이 발색되며 지속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김정숙 교수 역시 “발색이 자연스럽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러운 피부색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얇게 발리면서도 커버력이 뛰어나고 적당히 매트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광택을 주는 제품”이라고 했다. 최윤정 작가는 “내 피부인 듯 연출하기 좋은 밀착력”이라고 했다. 이어 “쿠션팩트 케이스가 가장 여닫기 좋은 제품이었다”며 “이런 작은 것에 소비자들은 감동한다”고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