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에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가 발생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안전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한 달 만에 또다시 화재 사고다. 정부는 합동감식반을 꾸리고 사고 항공기인 에어버스를 제작·설계한 프랑스 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과 감식에 나선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30일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합동감식 전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사고 항공기 양쪽 날개에 적재된 4만5000파운드(2만412㎏)의 항공유 배출 여부에 따라 감식 일정이 확정된다. 현장감식의 추가 사고 위험성을 감안해 결정된다.
사고는 지난 28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일어났다. 홍콩행 에어부산 BX391편이 이륙 준비 중이던 오후 10시15분쯤 기내 수하물 선반(오버헤드빈)에서 화재가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과 승무원 등 총 176명이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모두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7명이 경상을 입었다.
계속되는 LCC 항공기 화재에 대해 너무 잦은 운항이 악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에어부산 HL7763 항공기는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총 17회 운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운항 시간은 15시간42분이고 운항 노선은 김포~제주, 제주~김해, 김포~김해, 김해~마카오 등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대한항공 161대, 아시아나항공 81대, 제주항공 42대, 티웨이 30대, 진에어 27대, 에어부산 22대 등이다. LCC는 항공기 수가 적은 만큼 운항 빈도가 높은 편이다. 국토부는 오는 4월까지 ‘항공 안전 혁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에어부산을 손자회사로 편입시킨 대한항공은 그룹 차원의 지원 체제를 가동했다. 화재 여파로 결항한 에어부산 부산~김포 노선에는 임시편을 투입했다. 김포발 부산행 KE1883편·KE1885편, 부산발 김포행 KE1884편·KE1886편 등 총 4편이다. 에어부산은 초동조치팀과 비상대책반을 운영 중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