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비용AI ‘딥시크’ 충격… 美는 추가 수출통제 검토

입력 2025-01-30 18:39 수정 2025-01-30 23:24
로이터연합뉴스

비싼 고성능 칩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챗GPT에 필적하는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AI 모델 ‘딥시크 R1’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기술 도용과 실시간 검열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은 AI용 반도체의 대중국 추가 수출통제 검토에 들어갔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딥시크가 AI 모델 훈련을 위해 오픈AI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오픈AI는 중국에 기반을 둔 기관들이 자사의 AI 도구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빼내려는 시도를 여러 차례 목격했다면서 이렇게 빼낸 데이터를 AI 모델 훈련에 사용해 유사한 기능을 개발하는 ‘증류(distillation)’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AI·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딥시크가 오픈AI의 독점 모델을 이용해 기술을 개발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면서 미국의 지식재산을 훔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딥시크가 중국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을 실시간 검열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멕시코의 한 사용자가 ‘중국에서 발언의 자유’에 관해 묻자 딥시크는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를 비판하는 답변을 내놓다가 갑자기 모든 답변을 삭제한 후 “미안하다. 아직 이런 유형의 질문에 접근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딥시크는 ‘1989년 6월 4일 천안문광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는 물음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중국공산당에 대한 민감한 질문에도 답변을 회피했다. 반면 대만, 티베트, 남중국해 관련 질문에는 중국 정부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는 답변을 내놨다.

사용자 개인정보가 중국 측 서버로 전송되는 등 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자 이탈리아는 이날 딥시크 앱의 신규 다운로드를 차단했다. 미국 해군도 지난 24일 전 대원에게 공지를 보내 “보안 및 윤리적 우려가 있다”며 딥시크 앱 이용을 금지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엔비디아의 저사양 칩 H20을 대중국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선 딥시크에 이어 빅테크 알리바바가 29일 기존 모델을 능가하는 새로운 AI 모델 ‘큐원(Qwen) 2.5-맥스’를 출시한다고 밝혀 불타오르는 미·중 AI 전쟁에 기름을 부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