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안돼” vs “李로 정권교체”… 여야, 설 민심 아전인수

입력 2025-01-31 02:20
여야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완전히 상반된 설 민심을 전했다.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폭주’를 우려하는 민심을 부각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권교체를 통한 정국 혼란 수습’ 목소리를 강조했다. 조기 대선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한 여야의 ‘프레임 전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보수와 진보 진영이 각각 결집하는 상황에서 설 연휴 이후 중도층을 견인하기 위한 여야의 민생정책 경쟁도 예고돼 있다.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설 민심 등을 전하기 위해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국민의힘은 ‘반(反)이재명 정서’에 기대 공세를 펼쳤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다수당의 입법 횡포로 국정을 마비시켜 온 이재명 세력이 국가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면 끝없는 정치 보복과 극심한 국론 분열로 나라가 벼랑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말씀이 많았다”고 설 민심을 전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설 명절 현장 민심은 줄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킨 것도 모자라 대통령 탄핵에 권한대행 탄핵까지 감행하며 국정을 농단하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분노였다”고 적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30일 민주당 기자간담회 자리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이병주 기자

민주당은 정권교체론으로 맞받았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민주당 기자간담회에서 “진보층과 중도층의 여론조사 결과는 일관된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윤석열 탄핵 및 파면 찬성과 민주당 지지, 즉 정권교체론의 우세”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 개인에 대한 지지도 큰 격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으로의 정권교체’라는 흐름”이라며 “이 같은 흐름은 더 강화되고 상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구속 기소된 만큼 현 정국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안정된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민심의 주된 흐름이라는 것이다.

여야가 민심을 각자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가운데 중도층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일 만큼 진영 결집이 공고해지면서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중간층의 선택이 선거 승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국민의힘은 ‘국가 미래먹거리 4법’을 2월 내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반도체 특별법, 전력망 확충 특별법, 고준위 방폐장법, 해상풍력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적극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4일과 7일에는 ‘민생대책 점검 당정협의회’를 개최해 경제·교육·사회·문화 분야 민생정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설 연휴 동안 ‘서민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너무 힘들다. 내수경기 살리기에 총력을 다해 달라’는 말씀이 많이 계셨다”며 “민생·경제 회복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민생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가 제시한 추경안을 고집할 생각은 없고 정부가 추경을 결정해 준다면 논의하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지역화폐 사업을 포함한 20조~30조원의 추경 편성 필요성을 거듭 제기해 왔다.

민주당은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해 다음 달 3일 이 대표가 주재하는 정책토론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또 연금 개혁에 대해 보험료율·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 입법을 2월 내에 마무리 짓고 구조개혁에 나서 달라고 진성준 정책위의장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수 송경모 이강민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