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패권’ 불확실성 확대… 국내 증시 영향은?

입력 2025-01-31 00:02

나흘간 휴장한 국내 증시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딥시크 충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낮은 비용으로 오픈AI의 챗GPT와 비슷한 수준의 AI 모델을 구현했다는 딥시크 주장에 나스닥지수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연일 요동치고 있다.

30일 증권가는 일단 국내 증시의 딥시크 충격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급락했지만,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 근거로 제시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휴라서 다행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뉴욕증시로 수년간 집중됐던 글로벌 유동성 쏠림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국 증시 변동성 확대는 오히려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스닥은 지난 27일(현지시간)부터 본격적으로 딥시크 쇼크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27일 나스닥은 3.07% 폭락했다가 28일 2.03% 반등했고 29일 다시 0.51%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AI 패권이 유지될지, 막대한 AI 관련 투자가 계속될지에 대한 의문이 지수를 출렁이게 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아이셰어즈) MSCI South Korea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27일 2.42%, 28일 0.46% 하락했다. 29일에는 0.22% 올랐다. 해당 상품의 움직임으로만 유추한다면 국내 증시의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스피 기준 2500선을 크게 이탈하지 않는 정도로 소화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오히려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개발 비용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전방위적인 AI 응용처에서의 효용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뉴욕증시 하락은 좋은 매수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 후 “딥시크 같은 저비용 AI의 출현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