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김하성(30·사진)이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약 420억원)에 계약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1억 달러(144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기대했으나 지난 시즌 후반기에 입은 어깨 부상 여파로 사실상 FA 재수의 길을 선택했다.
ESPN, MLB닷컴 등 현지 매체는 30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약 42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첫해인 올해 1300만 달러, 내년엔 16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ESPN에 따르면 김하성은 올해 325타석에 서면 20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또 이번 계약엔 옵트아웃(계약 파기) 조항이 있어 김하성은 올 시즌 뒤 다시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사실상 FA 재수를 택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8월 경기 중 오른쪽 어깨를 다친 뒤 수술대에 올랐다. 부상 전까지 김하성 몸값은 최대 1억 달러 이상으로 치솟았으나 빨라야 오는 5월 복귀하는 선수에게 거금을 내줄 구단은 없었다. MLB닷컴은 “김하성이 복귀 후엔 탬파베이의 주전 유격수로 테일러 월스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구단으로선 절대 작지 않은 금액이다. 탬파베이에서 김하성이 이번 시즌 받을 연봉은 팀 내 최고액이다. MLB닷컴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탬파베이가 1999년 12월 외야수 그레그 본과 4년 3400만 달러에 계약한 이후 팀 내 가장 큰 규모다. 총액 기준 팀 역사상 5번째로 큰 FA 계약이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출신인 김하성은 2020시즌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면서 MLB에 진출했다. 샌디에이고에서 4시즌 통산 타율 0.242 418안타 47홈런 20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6으로 활약했다.
타격보단 수비가 강점이다. 유격수뿐 아니라 3루수, 2루수를 오가며 MLB에서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2023년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를 수상했다. 서재응(2006~2007년), 류제국(2007~2008년), 최지만(2018~2022년) 이어 탬파베이 소속 4번째 한국인 빅리거다.
김하성의 목적지가 정해지면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2년 차를 맞는 이정후(27), 이달 초 LA 다저스와 계약한 김혜성(26) 등 키움 출신 빅리거들이 MLB에서 경쟁하게 됐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