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전공 벽 깨고 외국 유학생 유치로 학령인구 감소 맞선다

입력 2025-01-30 21:14
국립순천대 그린스마트팜스쿨 수업이 진행 중인 모습. 이 대학은 생명산업과학대학 등 5개 단과대학을 그린스마트팜 등 3대 특화 분야 스쿨 체제로 개편했다. 미래유망 분야를 적극 육성하는 방식으로 내국인 학생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국립순천대 제공

국립순천대는 국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국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학 내부적으로는 교육부의 지방대 육성 사업인 ‘글로컬대학 30’ 선정을 계기로 학과와 전공 벽을 허무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국민일보 1월 24일자 14면 참조). 밖으로는 대학이 지방자치단체 등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를 활용해 외국인 유학생에게 매력 있는 대학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로 혁신 중이다. 단순히 유학생을 받아 부족한 학생 머릿수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학에서 유능한 인재로 길러내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국립순천대는 전남도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정주인구 감소 및 노령화라는 공통의 고민 때문이다. 지난해 전남도가 주관하는 ‘2024 외국인 유학생 유치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첫 단추를 끼웠다. 사업의 핵심은 유학생 유치를 늘리기 위한 해외 유학 박람회(태국 베트남 몽골 대만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등이 있다. 또한 해외 고교와의 연계를 강화해 한국어 교육지원, 외국인 유학생으로 구성된 국제교류 서포터스를 운영한다. 유학생 모집에 집중할 국가를 설정해 유치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외 대학 및 기관과의 협력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 중국 일본 우즈베키스탄 몽골 네팔 베트남 미얀마 등 8개국 대학 및 기관 22곳과 학생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하와이대, 우즈베키스탄 데나우경영사범대 등과의 학생 교류 및 어학연수 추진도 눈에 띈다.

예비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 초청 프로그램도 호평받고 있다. 해외 대학생뿐 아니라 한국에 관심이 많은 현지 고교생을 대상으로도 유치 활동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에서 북경과기대와 절강해양대, 위현 제1·2고교 등에서 학생과 인솔교사 32명을 초청해 1주일 동안 한국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비슷한 시기 한국어 수업과 다양한 문화체험 등으로 구성한 ‘국립순천대(SCNU) 윈터스쿨 프로그램’에는 대만 조양과기대와 몽골의 직업계 고교 등에서 111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6~7월에는 몽골 고교 3곳에서 학생 63명이 4주 동안 한국어 수업을 듣고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우수한 유학생이 순천시를 비롯해 전남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유학생의 접촉면을 넓히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먼저 대학본부 2층에 외국인 직원 2명이 상주하는 유학생 정주 지원센터를 개설했으며, 다양한 유학생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희망하는 유학생은 전원 학생생활관(기숙사)에서 수용하고 종교적 이유 등으로 직접 조리를 해야 하는 유학생을 위한 전용 외국인식당을 운영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또 전남 여수·나주·구례 등에서 문화와 역사, 자연환경을 즐길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신원 국제교류교육본부장은 30일 “유학생 유치와 지역 정주 인력 양성을 위해 해외 대학 및 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남 라이즈 사업과 연계해 교육에서 취업, 정주에 이르는 체계적인 유학생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