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1장은 엘가나의 가족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엘가나에게는 두 아내가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이름은 한나, 다른 한 사람의 이름은 브닌나였습니다. 브닌나에게는 자녀가 있었지만 한나에게는 없었습니다. 당시엔 자녀를 출산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께 저주받은 것으로 여겨졌기에 한나의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한나의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브닌나가 자녀가 없는 한나를 격분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엘가나가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고 오는 날이면 제물의 분깃을 나누는 문제로 더욱 괴로웠습니다. 엘가나가 한나를 사랑해서 좀 더 좋은 분깃을 주었는데 브닌나는 그것을 문제 삼아 한나를 더 괴롭혔습니다. 남편 엘가나는 “내가 그대에게 열 아들보다 낫지 아니하냐”고 위로했지만 그 말은 한나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한나는 그 어디에서도 위로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한나의 모습은 고통 가운데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좋은 분깃과 같은 돈과 권력이 있으면 위로가 될 것 같지만 그것이 우리를 위로해 주지 못합니다. 사람의 따뜻한 말 한마디면 위로를 받을 것 같지만 그것이 우리를 위로해 주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고통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요. 한나는 괴로워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녀의 고통은 자신을 절망으로 몰아넣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나님께서 한나를 기도의 자리로 부르신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 하나님을 찾습니까. 절박할 때,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하나님을 찾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고통이 우리 삶에 있다는 것은 죄의 문제나 잘잘못을 떠나, 하나님께서 나를 지금 부르고 계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고통이 올 때 하나님께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순간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은혜입니다. 고통이 은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하나님과 영적인 교제가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편안하다 할지라도 그 편안함 때문에 하나님을 찾지 않는다면 우리 영혼은 평안할 수 없습니다. 비록 고통 가운데 있지만 하나님을 찾을 수 있기에 은혜가 될 수 있습니다.
한나는 고통의 문제를 가지고 하나님께로 나아가 통곡하며 기도했습니다. 여러분은 한나와 같이 하나님께 기도한 때가 언제입니까. 한나처럼 하나님과 깊은 사귐이 있는 기도를 회복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한나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됐고 기도 후에 근심의 빛이 사라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한나를 기억하시고 간구에 응답해 주셨습니다. 사무엘상 2장을 보면 “내 마음이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기뻐했다”고 고백합니다. 우리도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동일한 은혜를 부어주십니다.
한나는 고통이 있는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은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도의 자리로,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됐습니다. 또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고통이 있습니까. 그 고통을 통해서라도 위대한 역사를 써 나가시는 하나님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삶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김종국 목사(대구 영광교회)
◇대구 영광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교회로 하나님 나라 복음으로 세워지는 건강한 교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주인 삼고 믿음으로 살아가는 설교, 상한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실한 공동체를 세워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