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두 스타 피아니스트 잇따라 내한 리사이틀

입력 2025-02-01 00:38

후지타 마오(26)와 츠지이 노부유키(36). 일본의 스타 피아니스트 두 명이 잇따라 한국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동양의 모차르트’로 불리는 후지타 마오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2017년 스위스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에서 우승과 특별상 3개를 휩쓴 후지타는 2019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준우승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일본 피아니스트로는 처음 소니 클래식과 독점 계약을 맺으며 일본 클래식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후지타는 한국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일본 공연을 찾아가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친밀함을 보여 국내에선 ‘일본의 조성진’으로 불린다.

후지타는 소니 클래식 데뷔 앨범으로 2022년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했다. 이 음반에 대해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은 “후지타 마오의 음악 세계는 모차르트와 완전한 조화를 이루며, 그의 투명한 음색은 음악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고 평가했다. 후지타는 2021년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도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와 협주곡 18곡을 연주하며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후지타는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수상자 갈라 콘서트와 2023년 체코 필하모닉 협연자로 내한한 적 있지만 리사이틀은 처음이다. 이번에 스크랴빈의 24개 전주곡과 환상곡, 쇼팽의 24개 전주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조성진은 내 롤모델이다. 그가 매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고 있다”면서 “또 백건우 선생님도 존경한다. 그의 인품과 연주 스타일을 좋아한다. 여기에 임윤찬은 정말 놀라운 재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어리지만 환상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뛰어난 음악가들을 많이 배출한 한국의 음악교육에 대해 늘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한국 음대의 수업을 참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기적의 피아니스트’ 츠지이 노부유키는 3월 1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2년 연속 한국 관객을 만난다. 츠지이는 선천적 시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의 음악적 재능을 일찍 알아본 어머니의 도움으로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츠지이는 17세이던 2005년 폴란드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나이로 비평가상을 받으며 세계 클래식계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2009년 마침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기적을 썼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피아니스트 메나헴 프레슬러는 “신은 그의 눈을 가져갔지만 가장 위대한 피아노 작품을 아우를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재능을 주셨다”고 평했다. 이후 츠지이는 세계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며 자신만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4월엔 일본 피아니스트 최초로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인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기도 했다.

츠지이는 지난해 3월 한국에서 가진 첫 리사이틀에서 공연장을 진한 감동으로 물들인 바 있다. 1년 만에 다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리스트 야상곡 ‘꿈 속에서’와 메피스토 왈츠 1번, 쇼팽의 두 개의 야상곡과 피아노 소나타 3번을 연주한다.

최근 국내 언론과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츠지이는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피아노를 치는 것이 가장 즐겁다. 피아노를 통해 내 삶의 슬픔이나 괴로움을 극복하고 이겨낸다”면서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내게 남다른 추억이 있어서 좋아하는 곡들로 구성했다. 한국 관객들도 함께 좋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한국 관객들의 열광적 반응을 기억한다. 덕분에 나도 연주 내내 즐거웠다. 특히 공연 외에 내한 기간 삼겹살 등 맛있는 음식들을 먹었던 기억이 많이 남아 있다”고 피력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