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 주자들이 최근 지지율 회복세를 나타내며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맹추격하고 있다. 이 대표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대등한 결과를 보이는 여권 주자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권에선 보수 결집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조사마다 주자별 지지율이 들쭉날쭉해 확실한 맹주가 없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설 연휴를 앞두고 공개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는 김 장관으로 수렴되는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실시한 조사에서 김 장관은 11%로 범여권 대선 주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를 얻었다. YTN·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도 범여권에서는 김 장관(14%)만 두 자릿수 지지도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강성 보수층 사이에서 김 장관에 대한 지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 장관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야당 의원의 국무위원 사과 요구를 홀로 거부했다.
김 장관을 제외한 여권 주자들은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조세다. 갤럽, 조선일보·케이스탯리서치, YTN·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지지율은 4~1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5~7% 수준을 기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3~8%로 나타났다. 조사 기관에 따라 2, 3위가 뒤바뀌는 모습이다.
특히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중도층의 선택이 여권 주자들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YTN의 여야 가상 양자 대결에서 홍 시장과 오 시장이 각각 41%를 얻어 이 대표(41%)와 동률로 조사됐다. 홍 시장과 오 시장은 각각 중도층의 34%, 32% 지지를 받았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김 장관은 38%로 이 대표(42%)에 오차범위 내 열세를 보였다. 이때 김 장관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은 26%에 그쳤다. 여야 양자 대결이 펼쳐지면 중도와 보수 양측에 어필할 수 있는 주자들이 경쟁력을 나타내는 셈이다. 한 여당 재선 의원은 “김 장관은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조원씨앤아이가 시사저널 의뢰로 지난 18∼19일 실시한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는 김 장관이 46.4%로 41.8%를 얻은 이 대표를 오차범위 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현재 다자 구도의 대선 주자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다”며 “양당 경선이 끝난 뒤 확정된 후보에게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