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물고기 밥 주실 분~”… 설 알바 별게 다 있네

입력 2025-01-26 18:26

“9일 동안 강아지 돌봐주실 분 구해요.” “설 연휴 3일간 홀 알바 급구(시급 1.5배).” 설 연휴를 앞두고 구인구직 플랫폼에 이 같은 내용의 단기 아르바이트 공고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연휴 대체 일손을 구하는 자영업자, 배달 라이더, 반려동물 보살피기 같은 색다른 아르바이트를 찾는 이들까지 다양한 양상이 나타난다.

26일 지역 생활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올라온 단기 아르바이트 공고 중 설 연휴에 일할 사람을 찾는 비중이 27%에 달했다. 당근은 ‘설날 알바’ 카테고리를 신설해 명절 대목에 일손이 필요한 자영업자와 구직자 연결을 강화했다. 알바몬과 알바천국 역시 ‘설날 알바 채용관’을 열었다. 백화점, 마트, 매장관리, 포장·분류 작업, 배달 등 명절 특화 아르바이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색 아르바이트도 주목받고 있다. 귀성한 집주인을 대신해 강아지나 물고기 등 반려동물을 돌보는 업무, 전 부치기 등 차례 음식을 돕는 일이 대표적이다. 당근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반려동물 관련 구인 게시글은 전년 동기 대비 3.5배 증가했다.

이색 아르바이트의 필요성은 설문조사로도 확인된다. 당근이 최근 ‘설날 이웃에게 받고 싶은 도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2035명 가운데 32%가 ‘집 안 대청소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명절 음식을 도와줄 사람’(24%), ‘반려동물을 돌봐줄 사람’(10%)이라는 응답도 적잖게 나왔다.

평소보다 긴 연휴로 배달 라이더 같은 초단기 일자리 수요도 증가 추세다. 배달의민족 데이터 분석 서비스 ‘배민트렌드 2024’에 따르면 설과 추석 연휴 시작일과 마지막 날에는 주문량이 평소보다 29% 증가했다. 배달 주문이 늘어나는 만큼 라이더 수요 또한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금연휴를 쉬는 날이 아닌 ‘짧고 굵게 돈을 벌 수 있는 날’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설 연휴 아르바이트 구직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급여’(75.2%·복수 응답)가 압도적 1위였다. 설 연휴 희망하는 평균 시급은 1만2591원으로, 올해 최저시급인 1만30원보다 약 25% 높은 수준이다.

명절 아르바이트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경쟁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대학원생 박모(27)씨는 “명절 때 바짝 편의점 알바를 하려고 세 군데 지원했는데 다 떨어지고 겨우 야간근무 한 군데에 합격했다”며 “용돈 벌 기회를 얻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