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일부 농수산물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오르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됐다.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 여파가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무 한 개 소매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3023원으로 1년 전보다 96.3% 비싸고 평년보다 64.8% 올랐다. 평년 가격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이다. 배추 가격은 한 포기에 4839원으로 1년 전과 평년 대비 각각 52.9%, 41.6% 올랐다.
겨울 배추와 무는 가을까지 이어진 고온 현상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지난달부터 높은 가격대를 이어가고 있다.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에 산지 유통 업체와 김치 업체 등의 저장 수요가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품목 농협, 산지 유통인, 시장 도매법인 등을 대상으로 겨울 배추·무 유통 과정에서의 불공정 행위를 점검하기도 했다.
과일 가격도 크게 뛰었다. 배는 지난해 생산량 감소와 폭염 피해로 물량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배(신고·상품) 평균 소매가격은 10개에 4만6956원으로 1년 전보다 39.6% 비싸다. 사과(후지·상품) 평균 소매가격은 10개에 2만6872원으로 1년 전보다 0.9% 내렸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4.3% 높다.
수산물 가격도 대체로 강세다. 고등어(국산 염장·중품)는 한 손에 6473원으로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45.4%, 67.0% 비싸다. 참조기(냉동·중품)는 한 마리에 1959원으로 1년 전보다 24.9% 비싸고 평년보다 28.0% 올랐다. 마른 멸치는 100g에 2409원으로 1년 전보다 11.0%, 명태(원양수입 통합·냉동)는 6.1% 비싸다.
축산물은 다른 품목들보다 가격 변동 폭이 작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비싸다. 계란(특란) 소매가격은 한 판에 6410원으로 1년 전보다 8.7% 높고 돼지고기 삼겹살 소매가격은 100g에 2541원으로 13.2% 올랐다. 한우 1등급 등심 소매가격은 100g에 9185원, 닭고기는 1㎏에 5527원으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