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최근 진행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이다. 국민의힘이 우세하다가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우위를 차지하는 등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조기 대선 현실화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양쪽 진영의 결집이 공고화하고 있어서다. 여야는 설 연휴를 앞두고 경제·민생을 앞세워 본격적인 ‘중도층 잡기’ 경쟁에 돌입했다.
한국갤럽은 지난 21~2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40%로 국민의힘(38%)을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고 24일 밝혔다. 지난주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 포인트 내렸고 민주당 지지율은 4% 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구속과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가 최근 보수결집 흐름에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는 물론이고, 강경 보수 성향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높은 지지를 받고 여당이 부정선거론에 확실한 선을 긋지 않는 데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야 지지율이 2주 연속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면서 두 진영의 지지층 결집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어떤 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 비율은 지난주(17%)보다 이번 주(15%)에 2%포인트 줄었다. 한국갤럽은 “양대 정당이 과열 구도에 놓여 총선·대선 수준으로 무당층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중도층 선택이 정당 지지율 향배를 결정한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긴장감 높은 장면이 나오면 드라마 시청률이 올라가듯, 팽팽한 여야 대립 상황에서 중도층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향후 여야 행태에 따라 중도층 선택은 언제든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31%), 김문수 장관(1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5%), 홍준표 대구시장(4%), 오세훈 서울시장(3%) 순이었다. 국민 3명 중 1명(34%)은 선택을 유보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여야는 본격적으로 중도층 잡기에 뛰어들었다. 권 비대위원장은 YTN 인터뷰에서 “정부를 당이 이끌며 민생·경제 개선안을 마련하고, 안보에서도 선도적 모습을 보이겠다”며 “이런 노력이 당 지지율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역에서 귀성객을 배웅하며 ‘어려운 민생을 더욱 꼼꼼히 챙기겠다’는 내용의 정책 홍보 팸플릿을 건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반도체특별법, 전력망확충법 등 민생·경제 법안의 조속한 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날 실용주의와 경제 회복·성장을 역설한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했다. 지난해까지 호남선이 있는 용산역을 찾았지만, 올해는 전국 노선을 운행하는 고속버스터미널로 장소를 바꿔 중도층 소구에 나선 것이다. 김성회 대변인은 “민생을 회복하고 정치를 안정시키는 데 민주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동환 정현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