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이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테크 기업 대표들과 함께 발표한 천문학적 규모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에서 오픈AI가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5000억 달러(719조원) 규모의 합작회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한다고 발표하는 글을 올리자 “그들은 실제로는 (그만큼) 돈이 없다”는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특히 “소프트뱅크는 100억 달러 미만의 돈을 갖고 있다”며 “나는 이를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전날 백악관에서 스타게이트 설립을 통해 AI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센터 등을 미국에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스타게이트 이름을 많이 듣게 될 테니 적어두라면서 미국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기념비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측근인 머스크가 찬물을 끼얹는 논평을 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의 거부는 트럼프 정부와의 첫 공개적 단절”이라며 “고위 정책 관리가 대통령이 주도하는 이니셔티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악시오스는 “머스크가 오픈AI와 다른 거대 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깎아내리는 것은 트럼프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머스크의 도발에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도 참지 않았다. 올트먼은 머스크의 글에 “틀렸다. 당신도 (틀린 것을) 확실히 알고 있지 않느냐”며 “이미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첫 번째 부지를 방문하고 싶으냐”고 묻는 댓글을 달았다. 그는 이어 “국가에 최선인 것이 항상 당신 회사에 최선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깨닫고 있다”며 “그러나 당신의 새 역할에선 당신이 (미국을) 최우선으로 두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머스크와 올트먼은 악연도 있다. 머스크는 오픈AI 설립을 지원했지만 이후 올트먼과 오픈AI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머스크는 오픈AI의 챗GPT가 최첨단 AI 기술을 일부 개인 고객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애초의 비영리 목적을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사람은 오픈AI를 같이 설립했지만 머스크는 나중에 회사를 떠났으며 머스크는 올트먼을 경멸한다고 머스크와 가까운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오픈AI와 경쟁하는 스타트업 xAI를 설립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