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작년에도 역대 최대 매출 기록… 충당금·인센티브 증가에 영업익은↓

입력 2025-01-24 01:24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판매보증충당금과 인센티브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2023년보다 줄었다. 2년 연속 고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황은 녹록잖다. 현대차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을 본격화하고 미국 내 생산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3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2024년 4분기 실적 및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75조2312억원, 영업이익 14조23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62조6636억원) 대비 7.7% 증가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20년 이후 4년 만에 줄었다. 전년(15조1269억원) 대비 5.9% 감소한 수치다. 4분기 매출은 46조6237억원, 영업이익 2조8222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9%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이 17.2% 하락했다.

매출에는 하이브리드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평균 판매단가(ASP) 상승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누계 판매량은 도매 판매 기준 414만1959대다. 이 중 친환경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49만6780대, 전기차 21만8500대를 포함해 전년 대비 8.9% 늘어난 75만7191대가 판매됐다.

영업이익이 하락한 원인으론 급격히 상승한 환율이 영향을 미쳤다. 환율이 올라 지난해 4분기 판매보증 충당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판매보증 충당금은 차를 판매할 때 제공하는 무상보증과 수리서비스 등에 대한 예상 비용을 판매 시점에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기준 충당금 규모가 함께 오른다. 고환율이 수출기업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비용도 동반상승할 수 있다.

현대차는 GM과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상용차 개발 협력과 관련해서 현대차가 개발 중인 전기차 모델을 GM 브랜드로 재출시하는 리뱃징(rebadging)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본부장은 “차종선정 작업은 양사 이해관계에 따라 진행 중이고, 2025년 전체적으로 최종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는 GM과 지난 9월 개발·생산·구매·미래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차는 올해 연결기준 연간 가이던스를 제공하고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올해 도매 판매 목표는 417만대로 설정했다.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3.0~4.0%로,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7.0%~8.0%로 세웠다.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으로의 전환과 미국 전기차 공급망 구축 등에 총 16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