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우리는 세상이 읽는 성경책이다

입력 2025-01-27 03:07

사람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가정에서는 부모이자 동시에 누군가의 자식이며, 일터에서는 직위를 가진 동시에 누군가의 상사이자 부하가 됩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누구일까요.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우리는 세상이 읽는 성경책이다. 우리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도신경(신앙고백)이다. 우리는 세상이 마음에 새기는 설교이다.”

세상과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판단하고 교회를 판단하는 기준은 바로 하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는 ‘나’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예수님을 판단하는 기준, 믿는 자들의 공동체인 교회를 판단하는 기준이 바로 나이기에 그리스도인들은 한 명 한 명이 ‘작은 예수’라 불리게 됩니다.

성육신하신 예수님은 세상이 보는 하나님이시고 성경은 세상이 읽고 듣는 하나님이 됩니다. 눈에 보이는 하나님이신 예수님과 세상이 듣고 읽는 하나님이신 성경은 하나님의 모습과 형상, 속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작은 예수인 나는 예수님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까. 혹시라도 예수 믿는 나로 인해 예수님의 모습이 뒤틀려져 있고, 교회 다니는 나로 인해 교회의 모습이 변질돼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교인 가정에서 자녀들이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에 안 다니고 싶고, 부모님이 믿는 하나님을 믿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자식 잘되기만 바라며 그렇게 교회 다니며 기도하고 헌금을 바쳤는데, 막상 그 자녀들은 부모들이 믿는 하나님을 믿고 싶지 않다고 하니 이 모순된 현실은 그 이유가 어디 있는 것일까 생각해 봅니다.

부모는 정성으로 자녀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는데 그 자녀의 눈에는 부모들이 믿고 기도하는 대상인 하나님의 형상이 그 부모에게서 전혀 비치지 않는 것이지요.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는 이유가 부모 자신들의 목적과 욕심을 채우려는 수단으로만 보인다는 것입니다. 부모에게 이용만 당하는 하나님에게서 자녀들은 당연히 경외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교회 다니고 하나님 믿을 시간에 공부 한 시간 더 하는 것이 자신이 출세하는 길이자 가치 있는 일로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 믿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나는 내가 읽는 성경대로 사는가’ ‘내가 고백하는 신앙고백대로 사는가’ ‘내가 듣고 아멘 하는 설교 말씀대로 사는가’ 정말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나를 통해 하나님 믿는 증거와 예수님 만난 증거가 나타나야 합니다. 출애굽기 34장 29~30절 말씀을 보면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온 모세에게서 하나님을 만난 증거로 얼굴에 광채가 났습니다. 하나님이 모세와 함께하고 계시다는 영광스러운 임재의 증거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본 이스라엘 자손들은 모세에게 가까이 가기를 두려워했습니다. 진정한 하나님의 임재가 모세를 통해 느껴졌기에 그를 두려워할 정도로 경외와 존경의 마음으로 모세를 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모세처럼 내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는 것이 내 생활과 언행을 통해 나타나고 드러나야 합니다.

내 생활이 세상을 위한 성경책이며 세상을 향한 신앙고백이며 세상에 주는 설교여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영적 예배입니다.(롬 12:1~2) 성경을, 신앙고백을, 설교를 삶을 통해 실천해 이 세상을 밝히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바랍니다.

강현중 미국 주반석교회 목사

◇강현중 목사는 미국 연합감리교회(UMC)에서 동성애 문제를 반대하다 교단에서 파면돼 글로벌감리교회(GMC)로 옮겼습니다.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반석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