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구인 줄 알아야 어떻게 살지 결정됩니다. 남자인 줄 인식해야 여자와 결혼하며 사는 것이며 학생임을 알 때 교복을 입고 등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부모임을 인지할 때 자녀를 향한 헌신이 시작됩니다.
인간은 어떤 존재입니까. “예레미야가 아직 시위대(경비대) 뜰에 갇혀 있을 때에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두 번째로 임하니라 이르시되.”(렘 33:1) 본문은 예레미야가 갇혔다는 내용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를 표현합니다. 인간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갇히는 존재, 즉 한계가 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위대해 보여도 결코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습니다. 능력대로 안 되는 게 있습니다. 인간은 풍향은 알아도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 없습니다. 비의 양을 측정할 수는 있어도 비를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태풍이 언제 올 지는 알아도 태풍이 오면 납작 엎드려야 하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본문은 ‘인간은 갇히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한 내용이 아닙니다. 갇히는 존재인 예레미야와 대비돼 갇히지 않는 분을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이 구절에서 ‘갇히다’와 대조되는 단어가 있는데 그 단어는 ‘임하니라’입니다. 예레미야는 남유다의 멸망을 선포하며 동족에게 갇히지만 그를 보내신 하나님은 갇히지 않는 분입니다. 그는 가둘 수 없는 분입니다. 제한이 없으시고 한계가 없습니다. 또한 우리의 상상력과 계획, 경험 속에도 갇히지 않습니다. 그는 어디에도 갇히지 않으시고 어디에나 존재하십니다. 다니엘이 있었던 사자 굴 속에도, 뜨거운 광야에도 계셨습니다. 사도 바울이 갇혔던 감옥에도, 요셉이 꼼짝 못 하고 갇혀 있던 구덩이 속에도 계셨습니다.
한계가 없으신 하나님은 한계 투성이인 예레미야를 찾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 33:3) 하나님은 부르짖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에게 부르짖으라는 말은 예레미야에게는 최고의 단어입니다. 예레미야의 부르짖음에 반응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세계 최고 성악가의 소리나 신나는 소리를 들으실까요. 하나님은 기도 소리를 들으십니다. 그는 자기 백성의 부르짖는 소리에 응답 주파수가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부르짖는 기도의 시작은 역전의 시작입니다.
기도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겐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안에 이상하게 기도가 일어나고 있다면 삶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하나님이 무엇인가 일을 시작하시려고 하는 징조이며 신호입니다. 이것이 영적 세계의 일의 순서입니다. 비범한 인생을 원하십니까. 기도가 인생의 전부가 되게 해야 합니다. 부르짖음을 잊어버릴 때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의 능력은 사라집니다. 그렇기에 우리 인생의 최전방에는 기도가 자리 잡고 있어야 합니다.
“그의 귀를 내게 기울이셨으므로 내가 평생에 기도하리로다.”(시 116:2)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기도가 인생에 전부가 되길 소망합니다. 열심히 사는 것보다 기도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유명한 인생보다 더 멋진 인생은 기도하는 인생입니다. 기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게 해야 합니다. 기도가 전부가 되는 인생이 되길 소망합니다.
이현우 부산 수영로교회 부목사
◇이현우 목사는 대학 시절 한국기독학생회에서 활동하며 캠퍼스 복음화에 힘썼습니다. 총신대 신대원에서 목회학을 전공한 뒤 대구 동신교회와 미국 얼바인 베델교회를 거쳐 현재 수영로교회 부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기도를 멈추지 말고’(규장)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