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사진에서 한 명이 눈을 감은 채 찍히자 갤럭시 S25의 인공지능(AI)이 해결사처럼 등장한다. 카메라에서 ‘모션 포토’ 기능을 켜고 사진을 촬영하자 AI가 모두가 잘 나온 사진을 추천해 ‘베스트 얼굴 사진’을 옵션으로 제시한다. 스마트폰이 알아서 사진을 찍기 전 눈을 뜬 모습으로 교체하자 모두가 잘 나온 사진으로 감쪽같이 이미지가 바뀌었다. AI가 최적의 사진을 제안하는 시연 영상이 화면에 등장하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는 수차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 갤럭시 S25 시리즈의 AI 기능을 소개할 때 박수 소리가 커졌다. 사용자가 촬영한 영상 속 바람 소리를 작게 만들고, 사람 목소리를 돋보이게 하는 ‘오디오 지우개’ 기능이 등장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갤럭시 S25 시리즈의 고도화한 AI는 단연 이번 언팩 행사의 주인공이었다.
현장에서 공개된 시연 영상 대부분은 AI 기능을 조명했다. 사용자가 잠에서 깨 스마트폰을 열자 갤럭시 S25가 일정을 나열하고, 언제 집에서 나가야 하는지 보여주는 영상은 AI 기능인 ‘나우브리프’를 활용하는 사용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갤럭시 S25의 전원 버튼을 눌러 제미나이를 작동시킨 뒤 “눈이 피곤하다”고 이야기하자 ‘편안하게 화면 보기’ 모드를 켜도록 안내하는 영상도 인상적이었다.
진화한 카메라와 발열 제어 기술도 관심을 끌었다. 체험 공간에서 만난 게임 유튜버 제임스 지미 차우는 “꽤 멋진 제품”이라며 “늘 스마트폰을 가지고 게임을 하는데, 오래 게임을 하면 배터리가 빨리 닳고 발열도 신경 쓰였다. 이번 신제품은 발열을 제어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새로운 열전도 소재(TIM)를 사용한 효율적 방열 시스템을 적용했다. 더 오랜 시간 고성능의 모바일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언팩 행사가 마무리되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쇼는 끝나지 않았다”는 소개와 함께 슬림 모델이 등장했다. ‘갤럭시 슬림’으로 제품명이 결정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엣지’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새로운 제품이었다. 예고 영상은 얇은 두께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갤럭시 S25 엣지의 구체적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두께 약 6.4㎜로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모델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엣지 모델은 올해 상반기 내 출시될 예정이다.
언팩 행사 이후 체험 공간에서 엣지는 전시만 돼 있었을 뿐, 만지거나 구동하는 등 제품을 체험할 수는 없었다. 외관으로 확인해 본 엣지는 기존 제품보다 얇았고, 두 개의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다. 체험 공간에 전시된 엣지를 촬영하기 위한 기자들과 인플루언서들이 모여들면서 행사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언팩 행사에서는 지난해 공개된 확장현실(XR) 기기 ‘프로젝트 무한’이 실물로 전시됐고,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가 소개되기도 했다. XR 기기는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함께 증강현실(AR) 안경도 개발 중이다. 메타가 2027년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의 AR 안경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과 구글의 AR 안경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새너제이=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